새 정부가 들어선 지 10여 일이 지났지만, 정부조직법을 놓고 청와대와 야당이 힘겨루기를 하면서 식물정부라는 난맥상을 보여 주고 있어 씁쓸하다. 국민들이 걸었던 박근혜 정부에 대한 희망과 기대는 어느덧 불통과 오만, 리더십 부재로 이어져 실망만 커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계절은 분명 봄이 왔건만,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엄동설한(嚴冬雪寒)이다. 언제쯤 우리경제가 풀릴까, 건설경기가 나아질까 하는 기대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같은 기대와는 달리 정부와 정치권은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나몰라라 하는 방치 내지 직무유기를 서슴지 않고 있다. 국민행복시대는 고사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정부를 국민들은 진정 기대하고 있다.

특히 건설경기의 불씨를 하루속히 살려 서민들의 근심을 덜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간절하다. 서민경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국토부장관에 대한 국회 청문회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새 정부의 건설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말은 많지만 서승환 국토부장관 내정자의 청문회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서 장관 내정자는 건설경기 침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쌍용건설이 최근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건설업계로서는 엄청난 충격인데도 불구하고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대형 건설업체의 부도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과 같은 건설환경이라면 살아남을 건설업체가 과연 몇 개나 될까.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기에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완전 고갈됐다. 서민들의 삶도 그만큼 팍팍해졌다. 그래서 춘래불사춘이 실감나는 것인지 모르겠다.

박근혜 정부는 새 정부 출범에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통해 중소기업들의 손톱 밑 가시를 뽑겠다며 현장의 소리를 수렴하고 해결을 약속했다. 코스카(대한전문건설협회)에서도 대표적인 불합리한 제도들을 골라 인수위에 개선을 건의했다. 인수위원회는 지난달 19일 손톱 밑 가시 최종보고회에서 코스카에서 건의한 숙원 사안들을 대폭 수용했다. 전문업계는 일단 환영하면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코스카에서 인수위는 물론 국회, 정부 부처의 고위직은 물론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며 노력한 결과이다. 이러한 손톱 밑 가시들이 뽑히기 위해서는 법령개정 등의 법제화 과정이 아직 남아 있다. 코스카에서는 법제화될 때까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진행과정을 추적, 확인해 나갈 것이지만 박근혜 정부의 개선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새 정부 출범 때 가진 초심, 동반성장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박진석 코스카 중앙회 경영지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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