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하는 말로 공수래 공수거라는 말이 있다. 글자 그대로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여정의 처음과 끝이라는 말이다.

어제는 하룻동안 두 건의 부고를 받았다. 하나는 내가 몸담고 있는 직장의 후배 직원의 부친상이요, 또 하나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을 젊디 젊은 어느 회원업체 사장, 본인상이었다.

부친상을 당한 직원에게는 빈소에 조문함으로써 위로를 해드렸으나, 본인상을 당한 고인께는 위로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한 달여가 지난 후 우연히 알게 된 부고였기에….

고인의 나이 사십 중반이면 어찌 보면 인생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시기로,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기이다. 그런 시기에 갑작스럽게 삶을 마감한다는 것이 슬프고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러한 모습들은 삶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삶을 살아낸 햇수로 가치와 무게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짧은 생이었겠지만 고인의 성정과 삶에 대한 태도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본인의 생각으로는 아쉬운 면이 많았겠지만 나름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본인의 삶의 길이로 인생을 논한다면 어르신들의 노여움을 살 수도 있겠지만, 가끔은 내 인생에서 남아있는 부분이 얼마나 될까 하고 생각을 해 보면 분명, 살아온 세월보다는 살아가야 할 시간이 훨씬 짧게 남아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단순히 시간의 흐름으로 인생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 모두에게는 똑같은 삶의 무게와 여정이 주어져 있다. 그 여정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에게 주어진 삶의 과제이자 살아가는 것 그 자체인 것이다.

어릴 적에는 빨리 어른이 되어 하고싶은 것을 마음대로 해 보고 싶고, 살아온 세월이 긴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어릴 적 바라보던 그 나이가 되면 어릴 적의 치기에 부끄러워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삶을 살아간다. 명예와 부를 얻어야 한다든지, 권력을 가져야 한다든지 하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 지쳐서 숨을 헉헉거리며 뒤를 돌아다보면 참 허무하기도 하고, 내가 왜 옆을 살피지 않았는지, 한 번쯤은 발자국을 뒤돌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하는 후회를 하게 되고 그때가 이 삶의 여정이 사위는 순간이 된다.

모두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와 가치가 똑같다면 한 번쯤은 내 주위를 돌아다볼 일이다.
어느 고승이나 성직자처럼 평생 모든 것을 내려놓고 희생하는 정신으로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 삶에 대해 부끄럽지 않은 여정이 되어야 한다.

빈손으로 오는 것은 맞지만 알찬 여정으로 따뜻한 가슴과 행복을 가득 안고 가는 즐거운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 될 일이다.  /김재갑 코스카 세종시·충남도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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