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언철
KOSCA 서울시회
회원관리실장
 

 
지난 4월에 중앙회 주최로 시·도회, 업종별협의회 간부직원 워크샵이 제주도에서 있었다. 제주도 올레길 7코스 중 해안으로 내려가 바위가 많은 곳을 통과하는 중이었다.
 
크고 작은 바위를 밟고서 몇 백m를 가도록 되어 있는데, 바위를 잘못 밟거나 바위가 흔들리면 몸이 균형을 잃어 날카로운 바위에 상할 수도 있는 위태로운 코스였다.
 
그런데 그 위를 지나면서 한 순간 느꼈던 것은 해안가에 있는 그 많은 바위들을 밟아도 어느 것 하나 흔들림이 없이 서로 굳건하게 맞물려 있다는 것이었다. 큰 바위는 작은 바위가 파도에 밀리는 것을 막아주고, 작은 바위는 큰 바위가 균형을 잃어 넘어지지 않도록 받쳐주고 있었다.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조성해 놓은 것도 아닌데 높낮이도 틀리고 모양도 각기 다른 바위들이 오랜 세월 동안 바닷가 파도에 밀려 이리 저리 뒹굴다가 어느덧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굳건한 기반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또 하나의 사례를 보자. 북미 서해안지역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키가 큰 레드우드(Redwood, 미국산 삼나무)라는 나무가 있다. 보통 100m 이상 자란다. 이 나무는 너무 키가 커서 꼭대기에 있는 작은 잎들은 뿌리를 통해서는 물을 흡수할 수 없고 태평양에서 몰려오는 많은 양의 안개를 꼭대기의 잎들이 직접 흡수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큰 나무의 뿌리는 땅속 2~3m 정도 깊이까지 내려갈 뿐인데도 쓰러지지 않고 200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이 나무들은 뿌리를 옆으로 길게 뻗쳐 동료 나무의 뿌리와 강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뿌리를 통해 영양분도 공유한다.
 
거목(巨木)을 지탱하는 힘이 다른 나무들처럼 뿌리가 땅속에 깊숙이 파고든 뿌리에서가 아니라 서로간에 끈끈한 공동체를 이루는데 있었다.
 
때문에 이 나무가 서로간에 결속을 굳건히 하자는 의미를 가진 상징물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휴양시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 후 시 주석에게 레드우드로 만든 벤치를 선물했다고 한다.
 
이러한 자연의 사례들을 보면서 우리들이 처한 주변환경을 돌아보게 된다.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이다. 우리민족이 좀 더 발전하고, 국제사회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음에도 그러지 못하는 것은 남북한이 서로 갈라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NLL발언 등을 통하여 보듯이 남한내에서 북한에 대하여 서로 다른 생각과 태도를 가진 집단들이 존재함으로써 국민의 통합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공동체내에서 하나의 개체로는 외부의 파도와 바람 앞에 밀려나고 쓰러질 수밖에 없는 약한 존재일지라도 서로 다른 개성과 경험을 가진 구성원들이 서로의 단점을 용인하고, 장점을 북돋아 주어 강한 결속을 이룬다면 외부의 어떠한 위협과 도전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체제가 완성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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