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극장가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영화는 <설국열차>다. 이 영화는 <살인의 추억>, <마더>, <괴물> 등 많은 히트작을 만들었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라는 점과 한국·미국·영국 등 다국적 연기파 배우들이 캐스팅됐다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국내외 영화팬들의 많은 기대를 모았다고 한다.

흥행하고 있는 영화라기에 며칠 전 가족들과 함께 극장나들이에 나서 이 영화를 관람했다.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였기에 유쾌한 면은 없었지만 함께 본 가족들이 다양한 감상평을 꺼내놓는 것을 보고 생각할거리가 많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설국열차>는 제목에 드러난 대로 빙하기에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영화다.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는 기차 안에서 완벽한 통제와 균형을 이루려는 절대권력자와 빈민굴 같은 꼬리칸을 해방시키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영화 내내 비춰진다.

영화의 축이 되는 인물은 세 명이다. 생존을 위해 앞 칸으로 나아가려는 꼬리칸 지도자, 기차의 안정적인 운행을 바라는 최상위 권력자, 그리고 기차 밖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기차 보안설계자. 이 인물들은 각각 현실사회의 구성원을 비유하고 있고 각 계층의 고민과 고충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많은 관객들은 이런 구성을 두고 영화가 계급투쟁의 축소판인 듯 갑론을박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면 이런 계급문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느껴진다.

우리 사회에도 이런 갈등이 존재한다는 점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매년 신문 지면에는 파업이나 집회에 대한 적잖은 소식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런 현실이 안타깝기는 한두 사람만 느끼는 감정이 아닐 것이다. 장기 파업으로 고통받는 당사자와 그 가족들, 사업경영에 차질을 빚는 기업, 이를 지켜보는 이웃들까지 누구하나 즐거울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사회구성원들이 양보와 배려에 더 익숙해지길 바란다. 꼬리칸 사람에게 동질감을 느낀다고 해서 이들처럼 직접적인 혁명을 꿈꾸기보다 사회 전체를 먼저 걱정하는 지도자의 의견에 한번쯤 귀를 기울여 주길 바란다.

또한 지도자들도 일부 사람들에게만 희생을 바라기보다는 함께 노력해서 그 열매를 함께 나누고, 기득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은 양보를 하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지식인들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길 바란다.

영화 속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인물은 영화배우 송강호 씨가 맡았던 보안설계자 ‘남궁민수’다. 오직 그만이 열차 밖 세상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길 꿈꿨다. 새로운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인물이지만, 현실에서는 위험한 발상은 모두를 불행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택승 코스카 인천시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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