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기상이변으로 다양한 형태의 예측못할 위협 상존
 이를 예방할 업그레이드된 시설기준과 그것을 뒷받침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혹시 개구리떼가 무리를 이루어 도로를 가로질러 교외로 이동하는 장면을 사람들이 의아해하는 사진을 신문에서 보신적이 있는지? 이 장면은 중국 쓰촨성의 대지진이 일어나기 일주일 전쯤 일어났던 일을 중국 CCTV에서 보도한 일이다.

이번 경주마우나리조트 강당 붕괴 사고를 보면서 PEB공법이나 시공의 잘못된 점들을 가려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적설하중이 낮게 설정되어 있는 지역에서 어떻게 이런 큰 적설하중이 발생하였는가 그 이유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건축기준에 따른 경주지역의 적설하중 기준은 1m2당 50kg으로 서울, 대구, 울산, 부산과 같다. 강릉 300kg, 속초 200kg대비 1/4에서 1/6로 가장 적은 하중기준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1m2당 50kg로 적설하중 기준이 설정된 경주에 어떻게 130~220kg의 큰 하중이 발생하였는가의 근본적인 대답은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에 있다. 이러한 급변하고 있는 기후변화를 살펴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는 것이 근본적인 해답을 찾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2013년 유엔 산하 국제협의체인 IPCC(정부간 기후변화 위원회)에 따르면 1880년부터 2012년까지 133년 동안 지구 평균기온은 0.85℃ 상승하였으며, 북극의 해빙 면적도 역대 최소 면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중위도 지역의 한파와 폭설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도 2012년 12월부터 2013년 1월 사이 부산, 강원, 충남북 지역에 대설로 230억원의 피해를, 7월과 8월에 폭염으로 경기, 전라도, 경북 등에서 2000여 마리의 가축폐사 피해를 보았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개구리가 떼를 지어 시외로 탈출하고 있는 징조가 나타났으며, 이를 경시한 대가가 이번 마우나리조트 강당 붕괴 사고라고 판단된다.

이러한 예측불허한 기후변화가 앞으로 재해의 패턴을 급변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패턴은 슈퍼태풍, 가뭄, 지진과 같은 이상현상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고, 과거에 기후변화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 않던 지역의 새로운 위협요인으로 나타날 것이다. 또한 북극과 남극의 해빙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인한 위험요소 취약성은 더욱 높아져 다양한 형태와 예상치 못한 시기에 우리들에게 위협을 가할 것이다.

이번 사건도 살펴보면 경주라는 비교적 따뜻한 남쪽지역에 적설이 많지 않는 2월 중순에 짧은 시기에 집중된 많은 적설이 따뜻한 기온으로 인해 습설(젖은 눈)로 변하면서 구조물의 가장 큰 위협요인이 되었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는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비한 재난관리를 위한 기초 응용학술연구와 정책연구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산·학·연·관 모두가 참여하여 새로운 정보가 활발히 논의되며, 이로 인해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미국은 이미 1995년에 콜로라도 주립대학교에 설립된 ‘자연재해연구정보센터’에서 실시하는 자연재해 연구정보교류 워크숍은 중앙정부 관계기관뿐 아니라 지자체, 정치가, 학자, 기업과의 정보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이와 같은 센터들을 확산시키고 워크숍 등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연구재단에서도 국내 연구자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학자들과의 국제협력연구 등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상정보와 재난정보를 국민 모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고, 특히 해당 지자체가 자기지역의 재해예방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재난정보시스템 구축을 도와야 할 것이다.

미국의 HAZUS 프로그램을 예로 들자면 미국인들이 자기 집을 살 때 그 집의 위치가 홍수 등 자연재해의 가능성을 계약서류와 같이 세대주가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정부나 지자체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이와 같은 재해정보를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적 접근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실제 독일의 상습침수지역에는 마을 입구에 침수높이를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페인트로 그려놓아 사람들이 평소에도 이 정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급변하고 있는 기후변화에 새로운 위협요소들이 등장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시설기준의 제정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관련 노력들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될 때만이 제2, 제3의 마우나리조트 사고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장준호 계명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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