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乙未年) 양의 해는 대한전문건설협회(코스카)가 창립 30주년을 맞는 해이다. 1985년 출범이후 묵묵·성실히 건설현장을 지키며 국토개발과 경제발전, 주거안정 등에 기여해온 전문건설업이 이제 이립(而立)의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즉, 마음이 확고하게 서서 허투루 움직이지 않고 혈기 또한 왕성한 어른의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

협회 30년은 그야말로 건설현장 최전선 역군들의 ‘권익 찾기’ 역사라고 볼 수 있다. 우리 건설 산업을 좀먹는 고질적인 부당·불공정 하도급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일은 전문건설이 다하고도 정당·적정하게 대접받지 못한 설움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모른다.

협회는 그동안 전문건설업계의 권익과 지위 향상, 수주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지난 2년여 기간 동안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기조를 적극 활용해 ‘갑’의 횡포를 근절하기 위한 여러 문제를 해결해왔다.

부당특약 무효화·외담대 개선·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강화·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면제대상 축소·실적 공사비제도 개선·표준품셈 합리적 개선·주계약자 공동도급 활성화·소규모 복합공사 범위 확대 및 활성화 등 정말로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이와 함께 대통령 해외순방 시 표재석 회장이 사상 처음으로 방문단의 일원으로 수차례 수행할 정도로 협회의 위상과 이미지도 전례 없이 강화됐다.

30년, 전체 회원사의 땀과 노력을 바탕으로 열심히 뛰어 다양한 성과를 일궈냈지만 우리 앞에 놓인 과제와 상황은 여전히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침체의 늪에 빠진 경제는 전문건설업계 전체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으며, 다각적인 불공정 관행 개선에도 불구하고 갑을 관계의 완전 청산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우선, 사상 최악의 건설경기는 국가 전반의 경기침체에 기인하고 있어 그 회복 가능성을 점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중소기업인들이 지난해 사자성어로 ‘기진맥진(氣盡脈盡·온몸의 힘이 다 빠짐)’을 뽑고 올해의 사자성어로 ‘필사즉생(必死則生·죽기를 각오하면 살 수 있다)’을 선정한 것에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진하게 배어나온다. 협회는 사회간접자본(SOC) 확대와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 등을 부단히 정부에 요구하고 제도개선을 통해 수주영역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또 지난해 처음 조사에 나선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다음으로는 여전히 남아있는 불공정 관행을 씻어내기 위해 가일층 노력해야 한다. 소규모 복합공사 확대·분리발주 활성화·부당특약 범위 확대 및 하도급 심사기준 개선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이미 개선된 사항에 대해서도 실효성 강화를 위한 감시의 눈길을 한시도 거둬서는 안된다.

양은 온순한 동물로 무리를 져서 생활하지만 결코 싸우는 법이 없다. 이는 한데 뭉쳐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또 양은 높은 언덕에 오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화합’으로 ‘목표’를 향해가는 것, 그것이 2015년 양의 해 우리가 가져야 할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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