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엔저 장기화로 수주환경 악화 R&D 소홀하면 기술경쟁력 격차 커져
 엔지니어링산업 육성·새 시장 창출하고 공정한 거래로 건설산업 이미지 혁신해야”

2015년 을미년(乙未年) 새해가 시작된지 한달이 지났다.
새해는 늘 그렇듯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한다. 특히 높은 곳을 좋아하는 양의 습성처럼 건설산업도 지난해의 부진을 떨치고 높은 곳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남다른 각오가 필요하다.

지난해 건설산업은 국내 투자 및 주택경기 부진으로 인해 어려운 한 해를 보냈으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개도국의 금융시장 불안정으로 해외건설 성장도 1.2% 증가한 660억 달러에 그쳤다.

정부는 건설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국내시장의 안정을 위해 각종 건설관련 규제완화 정책을 시행했고 그 결과 올해 건설투자율은 2014년도 대비 3.4% 증가가 예상되며, 건설수주 또한 4.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해외건설의 경우 최근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인해 중동 및 산유국의 원유 및 플랜트 발주 감소가 예상된다. 또한 저가를 무기로 내세운 중국업체에 이어 일본의 엔저현상 장기화로 인해 기술력이 앞서는 일본 업체에 가격 경쟁력에 밀려 수주감소 여파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외 여건 변화에 대응한 건설정책의 마련과 의식개선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첫째, 건설 분야 R&D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해외 건설수주는 중국·인도 업체와 선진국 사이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인도 업체는 가격 경쟁력으로 국내 건설사를 위협하고 있으며 선진국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건설사와 격차를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유가의 하락과 엔저 장기화 현상은 기술력이 우수한 선진국까지 가격경쟁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 주고 있어 더 이상 기술력에 차이가 발생한다면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다.

둘째, 건설엔지니어링 업계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2013년도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 중 국내 상위 10대 건설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였으며 20대 건설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96%로 대형 건설사 위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수주를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부족한 엔지니어링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인재양성 등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국내 중·소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신규 시장 창출이 필요하다.
국내의 대형 건설업체를 제외한 대다수의 중·소 건설업체는 아직까지도 국내 내수시장에 의존해 경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규 사업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유지보수 분야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SOC 인프라 시설의 유지 보수 시장과 주택 리모델링 분야의 시장은 그동안 공공공사에만 의존해 왔던 중·소 건설업체들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와 같은 신규 사업 분야에 대한 육성을 통해 시대에 맞는 수요창출형 새 일감을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건설산업의 이미지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키워드는 ‘갑을관계’이다. 건설산업은 다른 산업보다도 명확한 갑을 관계로 인해 부조리에 관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공정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대적, 문화적 정서에 이러한 관용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많은 공사에서 덤핑입찰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건설사는 계약을 수주하면 수많은 협력 업체에게 소위 말하는 ‘갑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도급사 위에 위치하면서 일정부분 손실을 떠넘기거나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리를 ‘정’과 ‘의리’로 포장하는 사이 젊고 유능한 인재들은 건설업을 외면하고 있어 자칫 잘못하면 사양산업으로 전락될 수 있다. 따라서 업계 스스로 내부 혁신에 앞장서야만 건설산업의 미래도 있을 것이다.    /윤하중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연구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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