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사업 실패 등으로 지난해 4조원대 손실을 본 대우조선해양은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서울 마곡지구에 건립하려던 연구개발센터(R&D) 계획을 백지화했다. 인위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대우조선해양은 대신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R&D센터를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럴 경우 2000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21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차세대 먹거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8500억원을 투자해 18만리터의 생산규모를 갖출 계획인데 단일 바이오의약품 공장 중 세계 최대 수준으로 2017년까지 완료한다.

#하나은행은 청라국제도시에 계열사 IT 인프라를 통합하는 통합데이터센터를 2017년 완공 목표로 짓고 있다. 완공되면 수천명의 직원이 입주하게 된다.

서울 오피스시장은 8%대 공실률로 몸살을 앓는데 기업들의 사무실 임대나 주요 건물 투자는 서울을 벗어나고 있어 서울 오피스시장에 암울함이 더해지고 있다.

종합부동산서비스회사 젠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전월보다 0.1%포인트 줄어든 8.2%를 기록했다. 광화문과 종로의 도심권 공실률이 9.1%로 가장 높았고 강남권 7.1%, 여의도권은 8.2%였다. 이처럼 높은 공실률은 2~3년 전 공급한 빌딩들이 속속 완공되면서 공급은 대량으로 늘었는데 경기 침체로 입주 수요는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실제 강남역과 광교 등지에는 오피스가 넘쳐나고 서울 시내 주요 지역에는 ‘임대문의’ 플래카드가 걸린 빌딩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대규모 공급이 집중됐던 도심권은 투자가 많이 이뤄져도 향후 전망이 어둡다는 평이 나올 정도다.

공실률이 높다 보니 빈 사무실을 채우기 위한 빌딩 주인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임차인에게 이사 비용을 지원하고 3~4개월간 렌트 프리(rent-free)를 제공하는 것은 인센티브가 아니라 기본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까지 들린다. 한 여행회사는 통상 계약 기간인 3~5년이 아닌 5개월 단기 계약을 맺으면서 인테리어 기간 임대료 면제에 1개월간 렌트 프리 혜택까지 챙겨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오피스 수익률이 낮아지는 건 당연한 수순. 젠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서울 시내 오피스 수익률은 4.57%로 전 분기(4.85%) 대비 0.2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젠스타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후 12년 만에 역대 최저치 기록이다. 2003년 10%에 육박했던 서울 오피스 수익률은 이후 2004년(8.34%), 2006년(7.28%) 등 하락을 거듭하다 올해 들어 반토막 수준인 4%대로 떨어졌다.

문제는 오피스 시장이 개선될 기미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경기는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 중이며 기업들의 수출 환경도 갈수록 나빠져 생존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기업 입장에서 자금 사정이 빠듯해지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하고 토지 가격이 싼 서울 외곽으로 이사를 하거나 건물을 신축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GTX와 공항철도, KTX 등 광역철도망의 지속적인 확충으로 수도권과 주요 관공서가 몰려 있는 서울을 오가는 시간이 단축되면 이런 추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다. 비슷한 전철을 밟았던 일본을 교훈 삼아 오피스시장의 연착륙을 모색할 때다.  /배성재 한국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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