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은 2010년 이후 수주증가율이 역성장해 위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선택과 집중·기술력과 함께 신시장·신영역을 개척해야”

전문건설업은 1975년 단종공사업으로 제도화되어 건설업에 독립적인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업종과 등록기준이 다양하게 변화하면서 현재 철근·콘크리트공사업, 토공사업 등 25개 업종으로 구분되어 운영되고 있다. 도입 초기 658개 업체에 1000억 남짓했던 시장규모는 2014년 말 기준 4만8000여개 업체에 계약액이 72조원으로 성장하면서 건설산업에서 차지하는 규모와 위상이 비약적으로 증대되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문건설업의 성장세는 멈춰 있다. 2010년 이후 전문건설업의 연평균 수주증가율은 ?0.8%로 역성장세를 보였다. 전문건설업의 공사 수주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전체 건설공사 물량의 지속적인 감소로 인해 종합건설업체가 더 이상 하도급물량을 조절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금이야말로 전문건설업계의 위기이다.

실제로 전문건설업의 수주액은 2010년 이전까지 하도급공사 물량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해 매년 성장세를 보여왔다. 건설경기가 좋을 때에는 공사물량이 늘기 때문에 하도급 물량도 자연히 늘었다. 그러나 건설경기가 나쁠 때에도 전문건설업의 하도급공사 물량은 줄지 않았다. 경기 하강기에는 종합건설업체가 하도급 물량을 늘려 리스크를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2007년 종합건설업의 수주액이 158조원으로 최고치를 보일 때 전문건설업의 하도급수주액은 46조원이었다. 이후 금융위기로 인해 종합건설업 수주액은 2008년 137조원, 2009년 123조원으로 크게 줄어든데 비해 전문건설업의 하도급수주액은 2008년 53조원, 2009년 54조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종합건설업은 건설경기가 어려울 때 하도급비중을 늘리고, 회복 시 하도급비중을 줄이는 위험 분산의 수단으로 전문건설업을 일부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종합건설업체의 수주증가가 전문건설업 시장의 활성화를 보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문건설업이 다시금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전문건설업 구성원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문건설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하며, 시장은 정체와 하락을 반복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건설업 개별 기업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경쟁력 요소를 발굴해 그에 맞는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문건설업체는 시공기술력이 필수이다. 시공주체로서 자재, 장비, 인력 등 자원조달의 효율성 역시 중요하며, 공사 및 현장관리 능력이 요구된다. 기본이 갖춰지지 않으면 단기적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겠지만 결국 도태되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사수주에 있어 수익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건설업은 수주산업이기 때문에 고정비용의 만회를 위해 저가수주의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저가수주는 결국 건설업체의 부도와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기업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전문건설업 기업은 1개의 특정 업종만을 보유하는 기업이 있고, 하도급공사의 범위의 경제 등을 위해 다양한 업종을 동시에 보유하며, 기업을 영위하는 경우도 있다. 단일업종을 보유한 기업은 신규로 업종을 추가할 경우 업종별 성장세, 잠재력, 향후 전망 등을 참고하여 접근해야 한다. 반면, 복수의 면허를 가진 기업은 주력 사업과 연관성이 크고, 시너지가 가능한 업종에 한정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경쟁력이 약하고 업종간 시너지가 없는 경우 구조조정을 통해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이다.

개별 기업의 노력과 함께 전문건설업의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먹거리 탐색과 제도적 지원 역시 절실하다. 이는 전문건설업 관련 협·단체들과 정부의 몫이다.

전문건설업은 신시장과 신영역을 지속적으로 개척해야 한다. 하도급에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준비가 된 기업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에 진출해 신시장을 노려야 한다. 많지는 않으나 전문건설업체 중 해외시장에서 성공한 기업이 있다. 향후 잠재력이 있는 유지보수시장, 리모델링시장, 한옥시장 등 신영역의 먹거리를 탐색하는 것도 방안이다. 이들 영역에 전문건설업체가 진출하여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전문건설업의 시장 확대를 위해 도입된 주계약자공동도급과 소규모복합공사와 같은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들 제도는 도입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도의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제도가 도입되었다는 것은 그 취지와 장점, 산업의 기대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대책마련과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

언젠가부터 “건설업이 호황이다”, “전망이 좋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 듯하다. 주로 “건설업이 어렵다”, “전문건설업은 더 어렵다”, “좋은 시절은 갔다”라는 자조 섞인 얘기만 들린다. 건설업의 좋은 시절을 위해 구성원 모두가 힘을 내어 헤쳐 나가기를 기대한다. /박상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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