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브렉시트로 인한
 해외건설의 불확실성에 대해
 2~3년간 면밀 모니터링하며
 대응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업계도 시장·공종·금융조달
 다변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

지난 6월25일 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로 인해 범부처 차원에서 이의 영향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해외건설 분야도 대외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으로 그 예외가 아니었다. 

그동안 우리 경제의 대외여건은 저유가에 따른 중동 플랜트 발주의 감소, 중국의 성장둔화, 미국발 금리인상이 주요 핵심 화두였으며, 이에 따른 영향과 동향을 면밀히 검토하는 데 집중됐다. 

브렉시트라는 대외경제환경의 변화가 해외건설에 미치는 영향은 국제 환율 변화와 저유가 기조의 심화, 신흥개도국의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증가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브렉시트 결정 당시 국제 경제 및 금융의 변동성 심화로 안전자산인 달러화 및 엔화 강세로 나타났다. 외국자본 이탈이 발생할 경우 원화 약세는 강화되나 경기 침체 우려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둘째, 저유가기조의 심화다. 브렉시트로 저유가 기조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발표 직후 브렌트유, WTI 유가가 전일 대비 약 5% 수준으로 하락하기도 했으며, 실물 자산으로서 유가 상승이 발생할 수 있지만, 세계 경제 침체 시 원유 수요 감소로 인한 추가적인 유가 하락 역시 발생 가능한 상황이었다. 

셋째, 신흥개도국의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증가했다. 아시아 등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했으며, 투자자본 유출이 발생할 경우 신흥국 금융 시장 경색 및 경기 침체 발생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후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달러화 가치의 상승이 둔화되고,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다소 진정되는 상황에 와 있지만, 향후 EU와 영국 간의 협상 결과에 따라 다시 이러한 대외 금융시장의 여건이 불안정해질 수 있는 상황에 대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향후 브렉시트 협상결과 등으로 대외경제여건이 악화될 경우, 이로 인한 해외건설에 대한 영향을 살펴보자. 

우선, 주요 통화의 환율 변화에 따른 해외건설에 미치는 영향이다. 원 환율의 상승으로 기 체결된 수주 계약의 수익성이 강화되는 효과가 발생하며, 선진국과의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기존에 수주가 이루어져서 공사가 진행 중인 해외건설사업의 경우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의 개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이다. 도급형 해외건설의 중동 의존도가 높아, 브렉시트의 영향도 원유가격에의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부터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중동의 부흥이 발주 증가와 우리 기업의 건설 수주 확대로 이어지는 도급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아 해외건설에서 중동의 영향력은 매우 높은 실정이다. 중동지역의 해외건설 수주 비중이 54.1%(2006~2015년 평균)로 가장 크며, 정유?석유화학 및 원유?가스 설비 수주액의 전체 해외수주에서 비중이 각각 23%, 15% 수준(2006~2015년 평균)으로 정유 관련 시설을 중심으로 한 산업설비 수주 비중이 높다. 브렉시트로 인해 그간 회복세를 보이던 유가가 다시 하락세로 반전함에 따라 중동지역의 경기 회복 속도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동 경기 둔화에 따른 효과가 선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중동지역 해외건설 수주 감소 효과의 체감 정도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셋째, 세계 경기 불안정성 심화로 신규 수주 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전자산인 달러, 엔화 강세는 개도국에 대한 해외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자금이 부족한 신흥개도국의 건설시장 악화를 초래함으로써 신규 발주 물량의 감소, 투자개발 사업의 축소, 지연 등이 예상된다. 최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신흥개도국의 건설수주가 크게 증가한 점(2015년 아시아 총 수주실적은 전체 해외수주의 43%인 200억 달러 규모로 지역별 비중 1위)을 고려할 때 신흥국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해외건설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향후 해외건설 정책 당국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 확대와 지속, 경기 침체 장기화 등 외부 여건 변화와 해외건설 사업 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브렉시트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주요 선진국 및 개도국의 상황 등을 2~3년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응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건설업계도 경기 부침, 대외 변수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해외건설사업 추진을 위한 시장다변화 및 공종다각화, 금융조달 다변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 /김성일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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