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 화담숲 단풍

 

단풍길 걸으면 나도 붉게 물들어   
원앙연못 옆엔 한옥 주막이 운치 

가을이 일렁인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의 유혹 아래 가을이 한바탕 신명난 단풍놀이판을 벌인다. 올 가을 아직 단풍놀이 계획이 없다면 조금은 편하고 느릿하게 걸을 수 있는 화담숲으로 떠나보자.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화담숲은 스키장으로 유명한 곤지암리조트에서부터 시작된다. 리조트 주차장에서 화담숲으로 가는 산책길은 ‘꽃따라 물길따라’라는 예쁜 이름을 지녔다. 이름처럼 졸졸졸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가을 산책길의 시작이다.

화담숲 입구에 들어서자 약 200살 먹은 천년단풍나무가 가장 먼저 사람들을 반긴다. 붉은빛을 가득 머금은 위풍당당한 단풍나무가 방문객을 맞이하니, 화담숲 단풍놀이는 시작부터 실로 거창하다. 천년단풍을 뒤로 하고 민물고기생태관으로 올라가는 길, 연못과 한옥, 단풍이 그림처럼 어우러지는 풍광과 마주한다. 원앙이 산다는 연못 한쪽으로 들어앉은 한옥이 운치 있다. 한옥 건물에는 주전부리를 파는 ‘한옥주막’과 차·커피를 제공하는 ‘찻집’이 있다. 규모가 크지 않은 민물고기생태관을 잠시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화담숲 산책로는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잘 조성돼 있어 굳이 모노레일을 이용하지 않아도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유모차나 휠체어도 이동 가능하다. 사부작사부작 걸으며 물레방아도 보고, 자작나무숲도 지나고 돌탑도 구경한다. 그러다 발그레 고운 빛을 띤 단풍 구경에 젖어들곤 한다. 신비한 빛을 뿜는 억새의 살랑거림도 마주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상부 모노레일 승강장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길은 여러 갈래로 나뉜다. 이 중 보편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테마원으로 바로 내려오는 길이다. 테마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 중 하나는 미완성소나무정원이다. 미완성소나무정원에는 웅장하고 희귀한 소나무가 가득하다. 소나무정원을 내려오면 길이 다시 두 갈래로 나뉜다. 분재원을 거쳐서 내려오는 길과 그냥 내려오는 길이다. 두 길이 만나는 지점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단풍나무 쉼터가 나온다. 울긋불긋 물드는 풍광을 감상하며 쉬어가기 좋은 포인트다. 가을꽃 국화가 내려오는 발걸음을 보듬어주기도 한다. 1970년대 시골 풍경을 재현, 전시한 추억의정원에 이르면 산책은 거의 마무리된다. 상부 모노레일 승강장에서 한옥주막이 있는 원앙연못까지 내려오는 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많은 인파를 피해 잠깐이라도 한적하게 숲길을 걷고 싶다면 숲속산책길 2코스나 힐링 코스를 거쳐 내려오는 것도 좋겠다. 완만한 길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등반 마니아라면, 등산 코스를 선택하자. 1시간 코스의 등반을 즐길 수 있다. 완만한 산책로부터 경사진 등반 코스까지, 어느 길을 선택하든 농익은 가을 풍치는 보장된다.

화담숲은 봄부터 가을까지만 개장하고 겨울에는 휴장한다. 올해 화담숲을 만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화담숲의 가을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지금 당장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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