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길 전면 개방

검문검색 없고 사진도 자유롭게 찰칵
길끝 사랑채엔 역대대통령 자취 한눈에

서울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공간, 청와대는 그동안 엄격한 통제 아래 부분적으로만 공개돼 왔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찰되고 국가 주요행사가 열리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앞길도 예외는 아니다. 단순통행 목적이라 할지라도 모든 차량과 인원은 멈춰선 채로 일제검문을 받아야했다. 그랬던 청와대가 시민 편의 확대를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앞길을 전면 개방했다. 1968년 이후 50년 만이다.

미지의 영역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이 컸던 탓일까, 요즘 청와대 앞길은 한옥마을, 경복궁, 광장시장 등 주위 명소보다 훨씬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정부가 청와대 앞길 개방과 함께 내세운 변화는 총 세 가지. 24시간 개방과 검문소 운영 개선, 그리고 청와대 방향 사진촬영 허용에 대한 부분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출해진 검문소다. 기존 바리게이트와 라바콘으로 무장한 삼엄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정복을 입은 경찰관 한 명이 교통 흐름을 관리하고 있다.

검문소를 지나자 조선시대 궁의 운치와 대한민국 정부의 위엄이 공존하는 색다른 광경이 펼쳐진다. 삼청동에서 출발한다고 가정했을 때 왼쪽으로는 경복궁의 돌담이, 오른쪽으로는 청와대 건물이 놓인다. 여기서 청와대 건물을 조금 더 가까이 보고 싶은 마음에 오른쪽 인도로 길을 건너다간 제지를 당할 수 있다. 오른쪽 인도까지 청와대 경내로 간주하고 있으므로 도보 통행은 경복궁 쪽 돌담길로만 해야 한다.

청와대 앞길은 예상대로 정돈이 매우 잘 돼 있다. 키 크고 잘 생긴 소나무가 도처에서 반기고 이제 막 식재를 마친 꽃들이 존재감을 뽐낸다. 경치를 감상하며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춘추관, 연풍문, 청와대 정문, 분수대 광장을 순서대로 지나간다. 그중에서도 경복궁의 북문인 신무문은 청와대 정문이 보이는 곳으로, 누구나 꼭 한 번은 셔터를 누르고 지나가는 포토존이다.

청와대 앞길은 800m 남짓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담소를 나누며 쉽게 걸을 수 있는 코스다. 길 끝에는 넓은 분수광장과 카페를 갖춘 청와대 사랑채가 위치해 있어 더위를 식히며 쉬어가기 좋다.

청와대 사랑채는 한국문화와 역대 대통령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는 종합홍보관이다. 지상 2층 규모이며 간단하게 둘러볼만한 전시품들이 많다. 또 1층에서는 오는 23일까지 ‘2017~2018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이라는 주제의 기획전이 현재 진행중에 있다. 이외에도 대통령 집무실을 재현한 포토존과 VR을 이용해 청와대 내부로 들어가 볼 수 있는 가상현실존도 마련돼 있다.

그냥 떠나기 아쉬울 땐 기념품점으로 향한다. 1층 카페에서 판매하는 인삼마주스, 배도라지, 대추강초, 생강귤피 등 한국적인 음료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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