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포커스 : 건설의 날 ‘은탑산업훈장’ 수상 손경호 삼화피앤씨 대표

도장공사업 전국 시평 5위
“근로자 기능 하나하나 소중
현장을 아는 경영자가 되어야”

난달 ‘건설의 날’ 기념식에서 전문건설업계 대표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삼화피앤씨 손경호 대표이사를 만나봤다. 삼화피앤씨는 경북 포항에 본사를 둔 지역업체임에도 도장공사업 전국 시평 5위를 기록하는 등 내실있는 경영 성과를 냈다. 도장인으로 40여년을 살아온 손 대표는 “난 행운이 따라준 사람”이라며 시종일관 겸손한 자세를 보여줬다.

- 지역기반 전문건설사로서 전국 최상위권 업체로 성장했습니다. 비결이 무엇입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원도급자나 근로자와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들에게 ‘회사 일만 열심히 하면 삼시세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을 주려고 해왔습니다. 당연히 임금체불은 절대 없었고, 이런 평판이 인력수급이 어려운 요즘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근로자 수급이 용이하니까요. 최근에는 우리 회사 근로자 출신 기술자들이 독립해 전국 각지에서 도장업체를 차렸는데,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뿌듯합니다.

- 회사가 성장한 과정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포항제철 건설공사가 끝나고 정비사업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협력업체를 맡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이를 계기로 광양제철소 건설공사에도 참여했고 플랜트사업의 도장공사에 전문성을 갖추게 됐습니다. 이후 평택과 삼척에서 가스공사, 고리와 울진,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 공사로 이어지면서 회사가 점차 성장했습니다.

- 원자력발전소를 그만 짓겠다고 합니다.
▷우리 업체나 업계에는 큰 타격입니다. 현재 우리 회사는 울진 원전에 투입돼 일을 하고 있고, 이 일이 끝나면 고리 원전 공사에 참여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하는 일은 멈춰 섰고 다음 일감은 없어진 셈이죠. 회사야 발전소 공사가 중단되면 급한대로 일반 건축공사에서 일감을 찾으면 됩니다. 하지만 발전소 도장을 주로 하는 기능 근로자들은 다른 분야로 전환하려면 새로 기능을 배워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실업자가 될 것이 뻔한데 그게 제일 마음에 걸립니다.

원전 1기당 도장인력만 하루에 약 50~60명이 투입됩니다. 전체 원전 공사, 전체 공종으로 확대해 보면 실직자들의 수는 훨씬 늘어나겠죠. 대신 가스나 LNG 발전을 하겠다고 하니 그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해외건설사업에도 다수 진출하셨습니다. 해외진출을 준비하는 업체들에게 조언할 부분이 있다면?
▷국내에선 일감 수주가 가장 중요한 일이겠지만, 해외진출은 일감 수주에 앞서 현지조사가 우선돼야 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 회사도 처음엔 혼자서 시장조사와 행정절차를 진행하면서 많은 시간과 돈을 소모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지 법률가와 컨설팅업체 등을 활용하면 유리할 것입니다. 또한 아직 우리 회사도 해외에서 철수한 경험은 없지만 출구전략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해외건설사업에 진출했다고 해서 무조건 큰 수익을 남길 것이란 장밋빛 기대만 해선 안 됩니다. 대기업들도 해외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데, 전문건설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 끝으로 후배 전문건설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전문건설업의 현실이 어렵겠지만 현장을 아는 경영자가 되길 바랍니다. 근로자들의 기능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면서 건설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경영면에서도 전문가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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