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점 살려 불황 이겨내는 5개 전문건설업체③
토공 발파 전문 에스에이치엠앤씨(주)

‘오너 리스크’라는 단어가 있다. 대표 등 회사 총수의 잘못된 판단이나 불법행위로 인해 기업이 해를 입는 것을 뜻한다.

오너 리스크라는 단어가 대기업에만 해당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영세한 전문건설업체도 대표 능력에 따라 기업의 명운이 좌우되기도 한다. 전문건설업체들은 대부분 소규모 사업장이라 이사회 등의 의결기구가 없어 기업의 모든 결정이 대표 한사람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수여받은 대한민국명장패.
2017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수여받은 대한민국명장패.

최근 오너 리스크와는 정반대로 대표 역량과 전문성이 회사 성장을 이끌고 있는 ‘오너 메리트’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전문건설업체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명장이 대표로 있는 토공사 전문건설업체인 에스에이치엠앤씨(주)(대표 배상훈)다.

대한민국명장은 15년 이상 산업현장에 종사하며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국가 산업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숙련기술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다. 배상훈 대표는 1976년 강원도 태백에서 광산 개발을 하는 업체에 입사해 극동건설, 대우엔지니어링, 한국건설관리공사를 거쳐 2002년 에스에이치엠앤씨 대표가 됐다. 이 과정에서 화약류관리, 철도, 토목시공 등 3개의 기술사와 화약류관리기사, 화약류관리산업기사, 광산보안기사(화약·발파 분야), 광산보안기능사(채광분야), 광산보안 2급(화약)을 취득했다. 최근에는 인하대학교 토목공학과에서 암반공학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이같은 일평생에 걸친 노력을 인정받아 2017년 9월 대한민국명장으로 인정받았다.

배 대표가 명장에 이름을 올리며 토공사 발파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으면서 회사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가장 큰 부분은 주력 수주원의 변화다. 택지개발사업과 지하철, 도시고속도로, 도시철도 등의 공사를 주로 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석회석 광산 착암 및 발파공사 등의 현장이 업체의 주력 수주루트가 됐다.

직원도 80여명가량으로 늘었다. 기존에 토공사를 위한 10여명의 인력에 시멘트 채광증대사업과 석회석 광산 발파공사 등에 필요한 인원을 70여명 더 늘린 것이다. 배상훈 대표는 “현재 국내 시멘트 현장 발파공사의 50%가량을 우리 업체가 수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발주처에서 먼저 제안을 해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굴지의 시멘트 회사인 H사에서 올해 배 대표의 명성을 듣고 현장 참여를 제안해 5년 계약을 체결했다.

◇강릉 석회석 광산 현장에서 발파를 위한 천공작업을 하고 있다.
◇강릉 석회석 광산 현장에서 발파를 위한 천공작업을 하고 있다.

물론 석회석생산 현장 수주 이면에는 배 대표의 전문가로서의 꾸준한 노력도 뒷받침돼 왔다. 석산개발 현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지난해 미세먼지 문제가 국내를 강타했다. 다른 업체들은 석산개발 현장이 도심지에 있지 않다보니 발파분진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배상훈 대표는 전문성을 발휘해 분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워터 블래스팅 발파 공법’을 개발, 특허로 등록했다. 특허개발 후 발파현장의 분진 단속이 강화됐고, 경쟁사들이 단속에 전전긍긍할 동안 에스에이치엠앤씨는 더욱 성장을 거듭했다. 대표의 올바른 판단과 전문성이 업체 성장을 이끈 셈이다.

배상훈 대표가 회사를 이처럼 안정적으로 이끌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파트너이자 아들인 배용철 부장의 역할도 컸다. 배상훈 대표가 석산개발 현장에 몰두할 동안 배용철 부장은 기존에 해 오던 토공사를 맡아 투톱 체제로 업체를 이끌어 왔다.

재밌는 점은 배 부장 역시 아버지가 앞서 갔던 전문가 오너의 길을 가고 있다는 부분이다. 대표의 특화된 전문성이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을 곁에서 지켜봐 왔기에 가능했던 선택이었다. 배 부장은 2014년 토목시공기술사를 시작으로 2015년 건설안전기술사, 2018년 토목구조기술사를 취득했다. 또 현재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인하대학교에서 토목공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기도 하다.

배상훈 대표는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전문가가 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같은 노력이 우리 에스에이치엠앤씨를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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