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난희 원장의 건강이야기

전공의 시절에 한 선배가 갑자기 피검사를 하더니, 식후 혈당이 300mg/dL이 훌쩍 넘고, ‘나 당뇨병이야’ 하고 큰 충격으로 우울해하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당뇨병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초기에 자각이 어렵기 때문이다.

당뇨 초기 증상으로 급격한 체중감소, 잦은 갈증, 체력 저하, 피로 등을 이야기하는데, 다른 질병과 구분하기 어려운 증상이라 처음부터 당뇨를 의심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젊은 층의 당뇨병은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500만 당뇨인구 중에서 30~40대가 100만명을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스스로 보기에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젊은 나이라도 당뇨병에 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이 잘 생길 수 있는 조건이라면, 1) 과체중이나 비만(체질량지수 23kg/m2 이상), 2) 직계가족 중 당뇨병이 있는 경우, 3) 이전에 공복혈당이 높다고 들었던 경우, 4) 임신성 당뇨병을 진단받았거나, 4kg 이상의 거대아를 출산한 적이 있는 경우, 5) 고혈압이 있거나, 6) 다낭성 난소 증후군, 7) 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 높은 중성지방 수치, 8) 뇌졸중이나 심장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9) 스테로이드 성분이나 비정형 향정신병 약물을 복용 중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젊은 30~40대의 당뇨병은 내가 당뇨인지 모르는 경우가 50%이고, 적정 치료율은 그 이하로 심각한 상황이다. 당뇨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미루지 않고 간단한 혈액검사를 받기를 추천한다.

다행히 당뇨를 진단받았던 선배는 약물치료와 함께 즐기던 술을 거의 끊고 콜라 같은 음료수도 줄이면서 몰라보게 달라졌다. 운동을 다시 시작하면서 혈당, 체중도 회복하고 건강을 빨리 되찾았다. 당뇨가 있는지 늦기 전에 알고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트리니티여성의원 대표원장·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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