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잿값이 급격하게 뛰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철근 가격이 지난해보다 39.7% 급증한 톤당 100만원으로, 시멘트 가격은 24% 증가한 톤당 9만3000원으로 추정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 원자재 수급 불균형은 원유 가격 급등도 불러왔다. 지난달 배럴당 가격은 1년 전보다 64.5%나 오른 128달러까지 급등했다.

전문건설업체들이 겪는 어려움은 자잿값 문제만이 아니다. 인건비 상승과 노조 횡포에도 곤란을 겪고 있다. 수십개 노조가 한 현장에 달라붙어 채용요구나 월례비, 노조발전기금 등을 요구하고 있다. 내국인 노조뿐만 아니라 H-2 비자를 받은 중국동포들도 자체적인 노조를 설립해 이같은 불법행위에 동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주변에 학교가 있든 말든 확성기 틀어놓고 시위하면 한 현장에서 수백만원씩 뜯어가니 노조 안 만드는 게 바보일 정도”라는 자조적인 말도 나온다.

4월부턴 벚꽃 피듯 건설공사도 한창일 시기지만 이같은 이유로 업체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수년간 노조 횡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공권력에 더해 자잿값까지 급등하기까지 하니 전문건설업계가 기다리던 봄은 아직도 오지 않은 듯싶다.

그나마 최근 정부에서는 건설현장에서 일어나는 불합리함을 인식하고 ‘채용강요 등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방안’을 발표했다. 노조의 불법행위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재하고 채용절차법상 법 위반사항 조사 시 불응, 허위보고 등에 처벌하는 규정을 마련키로 했다. 지역별로는 관계부처 실무협의체를 운영해 불법행위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조직도 만들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또한 유세 당시 전체 근로자의 4%만 대변하는 강성노조는 완전히 치외법권이라며 강성노조의 사업장 무단 점거, 폭력 행위가 발생하면 엄정한 법 적용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건설업계가 현장에서 겪는 고통에 비하면 이같은 조치는 아직 시작인 수준이지만, 이 정도라도 제대로만 운영된다면 한시름 덜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전문건설업계가 봄을 맞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서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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