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저희 업무가 아닌 것 같은데요? 저희도 다루긴 하는데 ㅇㅇㅇ부서가 더 밀접한 관계가...”

“담당자가 한 명이라 처리가 늦어지고 있어요. 언제 된다고 확답 드리기가 힘들 것 같네요”

최근 취재과정에서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들은 답변들 중 일부다. 비교적 정부의 정책관련 부서와 접촉이 많고, 대답을 듣기 수월한 기자 신분을 가지고도 제대로 된 답을 한 번에 얻은 적이 별로 없다.

물론 대답하기 곤란하거나 아픈 곳을 찌르는 질문에는 에둘러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체로 일반적인 정책 질문이나 관련 내용에 대한 답을 요구해서 들은 답변들이다.

최근 한 간담회 자리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해당 부처 담당 실무자들로부터 “당시에는 저희가 아닌 다른 분들이 이 자리에 있어서 확실한건 모르겠지만”이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해서 들은 적이 있다. 이정도로 업무 연계가 떨어지는 거라면 순환근무 체계 자체를 손보는 게 낫지 않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2년 전 이맘때쯤에도 비슷한 문제를 제기한 적 있다. 정부 한 부서에 정책 관련 설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담당자가 바뀌었다며 일주일 넘게 듣지 못한 적이 있었다.

취재를 위해 질문하는 입장에서야 조금 기다렸다 답을 들어도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만약 관련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순간 필요할 때 확실한 답을 듣지 못하면 사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이같은 행정 시스템은 수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국가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추진하는 것은 좋다. 허나 이에 앞서 그 법과 제도를 적용받는 사람들을 조금 더 고려하는 자세도 필요해 보인다. 제도는 바꿔두고 거기에 대한 질문에 답은 하지 못한다면 이는 잘한 행정이라 평가하기 힘들다. 조금 더 친절한 정부가 돼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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