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나 매스컴에서 기업대표나 고위직급 인사들의 근로자에 대한 갑질은 단골 메뉴처럼 등장한다. 부당한 해고라느니 괴롭힘이라느니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역으로 근로자로부터 고통당하는 대표들도 있다. 바로 건설업체 오너들이다.

취재차 건설현장과 업체 본사를 종종 들르는데 그때마다 빠지지 않고 듣는 말이 있다. 노조 관련 푸념이나 외국인 근로자 문제, 즉 노무 관련 이슈들이다.

최근까지 일부 건설현장에서는 임금협상을 볼모로 노조의 각종 쟁의와 태업이 진행돼 왔다. 올해 초부터 중반까지는 자신의 노조원을 채용하라며 현장을 장악하는 등 행패를 부리더니 하반기에 접어들자 임단협에 서둘러 합의하라며 현장에서 업체들을 괴롭혀 온 것이다. 다행히 9월 말께 임금협상이 이뤄지면서 현재 이같은 행패는 멈춘 상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외국인 관련 문제도 건설현장에서는 늘 큰 애로사항이다. 합법 외국인이 부족한 것도, 그러다 보니 고용하게 되는 불법 외국인도, 몇 만 원에 현장을 무턱대고 이탈하는 외국인들까지 모두 늘 상존하는 리스크다.

이처럼 건설업체 대표들은 사업주의 지위를 가지고도 노무 관련 문제로 늘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죽하면 업체들은 “노무 문제로 골치 아파 업을 그만둘 판”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문제를 인식했는지 윤석열 정부에서도 최근 노조에 대한 엄정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또 고래 싸움에 우리 등만 터지는 거 아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업주들이 어떤 이유로도 근로자들에게 갑질을 해선 안 된다. 하지만 역으로 근로자들의 갑질에 사업주가 마냥 당하는 것도 정상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건설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강한 노무 환경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여기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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