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비즈

골프격언 - ■스윙 중에서 자기가 100% 컨트롤할 수 있는 동작은 셋업뿐이다. - 잭 니클라우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퀘일할로 챔피언십에서 컷오프의 수모를 당했다. 출전 선수 154명 가운데 공동 140위라는 악몽 같은 성적을 낸 우즈의 컷 탈락은 1996년 PGA 투어 데뷔 이후 출전한 241개 대회에서 6번째다.

우즈의 2라운드 스코어 79타는 2002년 브리티시오픈 3라운드의 81타 이후 최악의 성적이고 후반 9홀에서 기록한 43타는 자신의 9홀 최다 타수 기록이 됐다.
타이거 우즈가 워낙 뛰어난 선수라 그의 컷 탈락이 빅뉴스가 되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이름을 들으면 알 수 있는 유명선수들 역시 1년에 몇 번씩의 컷오프를 당하는 게 현실이다.

물오른 경지를 구가하고 있는 최경주도 미국 PGA투어 크라운 플라자 인비테이셔널 챔피언십 대회 3라운드 18홀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쿼드러플이란 믿을 수 없는 스코어를 기록, 한 순간에 공동선두에서 공동18위로 추락했다.

아마추어들은 흔히 프로들이 매번 드라이브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고 열 번에 다섯 번 정도는 버디 찬스를 맞고 3 퍼트는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통계를 보면 선수들도 아마추어처럼 헤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년 PGA 선수들의 통계에 의하면 드라이브 페어웨이 안착률은 조 듀런트(74.76%) 팀 클라크(74.06%) 스콧 맥카런(73.32%) 데이비드 톰스(72.87%) 등의 순이며 대부분의 선수들이 50~60%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그린 안착률도 존 센든(70.89%) 조 듀런트(70.51%) 로버트 개리거스(70.49%) 그렉 오웬(70.33%) 제이 윌리엄슨(70.18%) 등이 70%를 넘을 뿐 대부분의 선수들의 그린 안착률은 40~50% 수준이다.

이런 통계는 바로 프로선수들도 만족스런 샷을 날리는 확률이 40~60%에 머물고 있으며 나머지는 보통 샷 또는 미스 샷을 날리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마추어들은 프로처럼 연습도 않고 체력도 좋지 않고 집중도도 떨어지면서 미스 샷이 나오면 마음이 끌어올라 머리에서 흰 김이 피어오른다. 마치 18홀에 이런 실수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90대 타수의 주말 골퍼들의 경우 한 라운드에서 날린 샷 중 만족할 만한 샷은 20% 정도수준이고 나머지 80% 정도는 미스 샷이라고 보면 큰 잘못이 없다.
환상의 대상은 굿 샷이어야 할 것은 당연하고 미스 샷은 다음에 반드시 교정하고 개선해야 할 대상이어야 한다.

그런데 굿 샷은 쉬 잊어버리고 나빴던 샷만 떠올리며 죽을상을 하고 라운드를 하는 우를 범한다. 라운드를 마치고 나서 모든 것을 훌훌 털고 즐거워야 할 뒤풀이에서까지 화를 삭이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피겨 퀸 김연아도 쓰러진다. 좋은 코치와 모든 조건을 갖추고 그렇게 연습을 많이 하는 김연아나 아사다 마오도 자주 넘어진다. 어쩔 수 없는 실수는 달게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나머지 게임을 마치는 게 진정한 스포츠인이다.

주말골퍼들은 한번 넘어지면 그것을 인정하고 다음을 대비하는 데 인색하다. 미스 샷을 날리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린 뒤 찾아온 재앙을 없었던 것으로 만들려고 무리하게 덤벼든다. 자연히 무리가 무리를 부르고 욕심이 누적되어 근육은 경직되고 머리는 혼란에 빠져 평정을 잃는다.

이런 현상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취소 방어기전((undoing mental defense mechanism)’에 해당된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면 아예 그것을 없애버리고 싶은 심리에 따른 행동이 바로 ‘취소 방어기전’이다. 지난 실패를 단번에 만회하려는 이런 욕구는 전의를 북돋우는 순기능도 없지 않지만 자칫 무모함에 빠질 위험 또한 높다는 것을 명심할 일이다. /방민준 골프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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