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 수자원개발과장을 지낸 A씨. 근무 당시 환경단체의 다목적댐 건설 반대에 대한 대응, 감사, 예산확보, 갈수·홍수 대책 등 어려운 일이 많았다.

부임 얼마 안 돼 어지럼증이 생기고, 일이 터지면 뜨거운 기운 때문에 얼굴이 상기됐다. 직원들에게 짜증을 퍼붓는 등 신경도 매우 예민해졌다. 퇴근하면 후회하곤 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 공적으로 만찬도 많았고, 사적으로도 스트레스 때문에 술도 꽤 많이 마셨다.

어지럼증이 진행되던 어느 날 아침, 화장실에 가는데 걸음을 옮길 때마다 땅이 꺼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양방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아무 병도 없다는 말만 들었다. 병명도 모른 채 낫는다는 보장도 없이 1년간 한방병원 통원치료 끝에 어지럼증이 꽤 완화되긴 했다.

A씨의 증상 발생 메커니즘은 이랬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뇌가 물을 많이 소모했다. 이때 가장 필요한 물 대신 커피나 녹차를 마셨고, 저녁에는 술을 많이 마셔 물부족이 가속화됐다. 지난 호에 기술한 바와 같이, 커피나 녹차 등 카페인이나 알콜을 분해하는데 물이 많이 소모됐던 것이다.

우리 몸은 수냉식 엔진 자동차와 같다. 물부족 심화로 음식물의 완전분해가 힘들어지면 냉각수가 고갈된 자동차처럼 몸이 과열되면서 기체 상태의 유해물질이 발생하게 된다.

물부족이 심각하지 않으면 몸속에 있는 일종의 차단장치가 작동, 유해물질이 머리로 가는 것을 막지만 고갈이 오래 지속되면 차단장치의 기능저하로 뇌를 공격해 얼굴이 상기되고, 짜증과 함께 어지럼증이 발생하게 된다. A씨의 어지럼증은 이런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요즘 A씨는 사람만 만나면 물 섭취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류영창  코스카중앙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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