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에 가면 3종류의 프로가 있다. 첫째가 누구나 입문 전에 두어 달씩 지도를 받아봤을 ‘김 프로’, ‘이 프로’…로 불리는 일반적인 티칭프로이고, 다음이 준프로라는 세미프로, 마지막으로 목과 어깨, 눈에 힘을 주는 사람들인 최경주나 양용은, 배상문… 등인 ‘PGA프로’이다.

여러분이 나가시는 연습장서 입문자들이나 더욱 잘하기 위해 공부를 파고드는 사람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모두 티칭프로들이다. 이들은 무슨 고스톱 한판으로 ‘프로’의 자격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엄연히 국가기관서 인정하는  자격증이 있다. ‘골프 갈치는 슨상님’인 ‘티칭프로’ 되는 것도 상당히 까다로운 훈련과 시험 그리고 절차를 거쳐야 된다.

자, 그런데 ‘티칭아마’라는 사람을 아시는지? 이 명칭은 이 김 작가가 지금 마악 만들었기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대한민국 드라이빙레인지 곳곳에 엄연히 있으며, 이 사람들을 딱히 다르게 부를만한 이름이 없다.

이 김 작가가 나가는 연습장인 U골프연습장에도 O티칭아마가 계신다. 이 분이 나타나기 전, 연습장은 늘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평화지대이다. 그런데 이 O프로가 나타났다 하면 그때부터는 바로 포격 맞은 연평도가 되고 만다. 이 사람을 잘 아는 사람들은 오늘은 폭탄이 어디에 떨어질지 몰라 불안하여 안절부절 하지 못한다.

그렇다! ‘티칭아마’는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아마추어’를 말하는 것이다. 사실 교육을 받아 어렵게 자격을 딴 사람도 남을 지도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텐데, 아무런 자격도 없을뿐더러 남의 요청이 없는데도 알아서 가르쳐든다는 것은 상식이 없어도 한참 없는 것이 분명할 터. 또 실로 웃기는 것은 이 양반 하는 걸 보면 꼭 겁 없고 뭘 몰라 날뛰는 북한아이들 같다. 상대를 골라도 꼭 자기보다 한 수 아닌 두어 수 위인 사람을 택하여 말폭탄을 투하하는 것이다.

이 티칭아마의 레이더에 잡히는 사람들은 이사 온지 얼마 안 된 전학생들이거나 평상시 별 말이 없이 남이 하는 말을 잘 들어주는 숫기 없는 사람들이다. 이 티칭아마는 연습장 벽에 붙어있는 ‘당 연습장 소속 프로가 아닌 사람의 레슨을 금한다!’는 경고를 무시하는데, 레슨으로 밥 먹는 프로들의 영업권을 크게 침해하는 것 같지는 않다. 정식 ‘티칭프로’에게 레슨 받던 사람들이 이 티칭아마로 바꾸는 일은 없어서이다.

다만, 큰 문제가 있다. 이 사람의 티칭이 국적불문, 스타일불문, 기술불문으로 아주 특이한 것이 정통성이 현저히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엉터리교습을 마구 해대는 것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이 위대한 선지자 앞에서 흠숭의 마음으로 머리를 조아리며 ‘말씀’을 경청한다. 그러나 이내 그의 썰이 ‘말 같지도 않은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선 태도에 문제가 있다. 심한 지방사투리로 하기에 내용파악이 헷갈리고 거기에 3분의 2가량은 반말 투이다. 그 사람 말투를 흉내 내어 적어볼 수 있지만 어느 지방인지가 그대로 드러날 것이고 자칫 지역감정을 건드릴지 몰라 생략한다.
       
골프심리라는 게 사람의 인성하고 어쩜 그리 똑 같은지 빈수레일 때 요란하다가도 안에 뭔가가 담기기 시작하면 차츰 달라진다. 이러지 않는가 말이다. 골프 1단계는 막 시작한 사람들의 태도에서 보이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골프얘기를 ‘유식하게’ 해댄다.

어느 정도 알게 되면  2단계에 이르렀다 할 수 있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골프를 가르치려고 든다. 3단계에 오면 말수가 현저히 준다. 제법 잘하면서도 절대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만약 누가 물어오면 “나도 잘 모르지만, 이렇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답한다.

골프인생이 정점에 오른 경우, 즉 도를 튼 시기를 4단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골프 실력이 대단히 출중하다. 연습장서 보면 구석지서 표가 안 나게 연습을 한다. 누군가가 그 대인을 알아보고 정중히 요청하면 손사래를 친다. “나 같은 사람에게 묻지 말고 일류 프로에게서 제대로 배우시라. 부족한 것은 책이나 방송을 통해 보완을 해야 한다”고 한다.

남에게 뭔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티칭아마’들은 오늘부터 절대 입을 다물 일이다. /김재화 골프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