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연인)가 고급 레스토랑서 칼질을 하면서 와인이라도 마시면 ‘아, 사람같이 사는구나!’라고 생각한다. 연말연초에 해외골프여행이라도 간다면 역시 그 사람을 ‘제대로 사는 사람’으로 여긴다.

거 돈 몇 푼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갖고 사람이 어쩌고 하느냐고 따지는 사람이 분명 계실 터. 그러나 막상 해보려면 그게 잘되지 않는다는 걸 경험해보셨을 텐데!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 되면 호주머니가 여의치 않다. 용케 둘 다 됐을 때도 이번엔 마음의 여유가 없다. 또 함께할 사람이 마땅찮다. 이래저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가 힘이 든다.

무려 3만5000여 개의 골프장이 있는 골프천국 미국 국민들도 평생 골프를 못(안)하고 죽는 사람이 꽤 된다. 그래서 그들은 사람답게 사는 사람을 골프와 연관 지어 말하는데, 의외로 간단하다.

‘나서 100을 깨고 죽는다면 평균의 삶은 살았다’는 것이다. 원! 한 개인의 일생 중 가장 큰 사건인 나고 죽거나 결혼, 2세 낳기, 대통령이 되는 그런 것 못잖게 ‘백타’가 중요하다니! 

우리나라서 소위 출세했다는 사람은 누굴까? 예술가, 개인사업자, 공직자 등을 제외하면 아무래도 코스닥상장법인 대표이사(CEO) 쯤이 아닐까?
당신이 거기에 해당한다면 자신의 이력과 모습을 보면 되겠지만, 그러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거기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어떤지 알려드리겠다.

이거, 본 김 작가가 대충 짐작을 해서 하는 말이 아니고 최근 코스닥협회가 발간한 ‘2010 코스닥상장법인 경영 인명록’을 참조한 것이니 정확하다. 우선 나이가 평균 52.3세로 나타났다.

“어휴, 내 나이가 몇인데!” 이러면서 평균연령보다 좀 높다고 기죽으실 필요는 없다. 1927년생인 영신금속공업 이성재 대표도 팔순 노익장을 과시하고 계신다. 1982년생인 C사 대표 김 모 씨도 있는가 하면.

코스닥상장법인 최고경영자들의 최종 학력은 대졸이 63.7%로 절대다수를 차지했고, 석박사도 24.4%가 된다. 출신 대학은 역시 S대가 20.5%로 가장 많았고 Y대가 10.1%, H대(어딜까?)가 8.7%로 SKY 앞에 있고, K대가 그 다음, SK대에 이어 김 작가 모교인 C대(휴~ 다행!)가 뒤를 이었다.

출세하고픈 사람들 분명 많을 것 같아, 중요한 사항 몇 가지를 더 설명하겠다. 이들 중 절반 가까운 사람들 하느님(천주교)이나 하나님(개신교)을 믿는 기독교 신자이고, 이게 무척 중요한 건데 80%이상이 골프를 했거나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골프가 절대적 취미라고 답한 사람도 48.9%라니 전체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정리를 하자면 S대 이공계열 출신의 50대 초반의 나이로 교회에 나가고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 이 시대의 출세한 사람의 표본이 아닌가라는 결론이 나온다.

코스닥상장법인 CEO들의 골프실력 평균과 매너가 어느 정도인지까지는 조사가 되지 않아서 지금부터는 순전히 김 작가의 추론으로 그들의 골프관을 알아보려고 한다. 이 짐작은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겠지만,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들 중 상당수가 이른바 싱글점수를 기록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건 아주 쉬운 골프장서 컨디션이 아주 좋을 때이고 대부분은 보기플레이어나 90대를 칠 것이다. 왜냐하면 아마추어들에게 정확하게 룰을 적용해서 점수를 적었을 때, 보기 이내를 기록한 사람이 10%를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주 1회 정도 라운드를 나갈 것이고, 50대들이다보니 빵빵한 드라이버 비거리보다는 어프로치나 퍼트가 주무기일 것이고, 캐디나 동반자들을 배려하며 버디를 두어 개 잡았거나 핸디캡 이내로 쳤을 경우는 뒤풀이 식사도 쏠 것이라 본다.

출세? 먼저 골프부터 쳐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김재화 골프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