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과 자율 가르치는 작지만 큰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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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과 자율 가르치는 작지만 큰 학교
  • 설희관
  • 승인 2011.01.21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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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동원동 야산 중턱에 특성화 학교인 이우학교(교장 정광필)가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지정 혁신학교인 이우학교는 이명현 전 교육부장관(서울대 교수), 강지원 변호사 등 사회저명인사와 교육시민운동가 등 100명의 공동설립자가 재산을 출연해서 세운 대안학교이다.

도시에 뿌리내린 대안학교 이우중고
교육학자 변호사 등 100명 공동설립
전국단위모집 학생과 부모 심층면접
학원과외 시키지 않겠다는 각서써야


이우학교는 ‘21세기의 더불어 사는 삶’을 교육목표로 2003년 9월 개교했다. 개방형 자율학교여서 교복이 없고 머리 길이에 제한도 두지 않는다. 휴대폰도 소지할 수 있으나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꺼 놓는다.

기숙사를 짓지 않는 것도 학교의 철학. 교사가 아무리 지극한 정성과 사랑으로 학생들을 보살핀다 해도 부모의 애정을 따라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학부모는 입학 후 자녀들에게 학원수강과 과외 등 사교육을 시키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서 내야 한다.

학교는 설립 주체인 이우교육공동체와 학교운영위원회가 이끌어 간다. 이우교육공동체는 매년 회원 총회를 열어 학교법인 이우학원의 이사진을 선출한다. 학부모, 교사, 지역인사 대표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운영과 교육 전반에 걸쳐 학부모들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고 있다.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가 이름을 지어 휘호를 써준 이우라는 교명은 ‘벗과 함께’라는 의미. 작은 학교를 지향, 학생수를 학급당 2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중학교 9학급, 고등학교 12학급으로 전교생이 420명이다. 학생이 너무 많으면 개개인에 대한 지속적인 상담과 진로지도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학교는 서류전형 합격자를 2박3일간 캠프생활 시키고 학부모를 면담한 뒤 신입생을 선발한다.

◇도시형 대안학교인 이우학교에는 방학인데도 국내외 교육전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고등학교는 서류전형 합격자와 학부모를 심층 면접해서 선발하는데 전국 어디서나 지원할 수 있다. 특별전형으로 저소득층 자녀, 지체부자유자, 사회공헌자 자녀도 뽑는다.

이 학교는 2009년까지 분기별(3개월) 수업료가 일반학교의 3배가 넘어 신흥명문, 귀족학교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경기도교육청과 성남시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고등학교의 경우 일반학교와 같은 분기별 수업료(34만2900원)와 학교운영지원비(7만3860원)만 내면 된다.

교과과정은 일반과목과 직업연구, 인턴 십 연구, NGO(비정부기구)탐구, 농사, 목공 등의 특기적성 과목으로 짜여 있다. 고교 3년 내내 이수해야 하는 NGO탐구는 실제로 NGO에서 활동해야만 교과를 이수한 것으로 간주한다. 환경ㆍ인권ㆍ자원봉사단체 등 NGO 한 곳에 가서 실제로 봉사 활동한 결과물을 제시해야 한다.

인턴 십 연구는 고2 생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진행하는 수업이다. 학생들은 졸업 후 일하고 싶은 분야의 전문가 중에서 직업에 대해 조언해줄 멘토(Mentor)를 찾는다. 학생들은 멘토에게 이메일 또는 편지를 보내 자신을 소개하고, 그 사람은 본인의 직업에 대해 설명해주는 형식이다.

해외통합기행이라는 과목도 있다. 고1 학생들은 일본, 필리핀, 베트남, 태국, 중국 등 5개국을 10박11일 동안 다녀와서 보고서를 쓴다. 외국에 나가기 전에 5개월 동안 기초적인 언어도 배운다.

서울대 출신 영화배우 정진영 씨는 올해 중학생이 되는 외아들 단우군(13)을 이우학교에 보내기로 했다. 정씨는“이우학교의 교육이념이 마음에 들어 제안은 내가 했지만 선택은 아들이 했다.”고 말했다.

3, 6, 9, 12월 첫째 주 토요일을 ‘학교방문의 날’로 정해 교육이념과 입학전형 등에 대해 설명한다. 교사, 교육연구가 등에게는 수시 방문이 허용된다. 사교육이 범람하는 도시에서 야심 차게 뿌리내리고 있는 이우학교의 백년대계가 믿음직스럽다.   /설희관 <언론인ㆍ시인>
 

[설희관]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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