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할 때, 필요한 건 14개 채 만이 아니다. 아주 중요한 3가지. 돈, 시간, 친구가 있어야 한다. 근데 돈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 있으면 돈이 없고… 가 우리네 인생이다. 어쩌다 시간과 돈이 있을 때, 함께 할 사람이 마땅찮아 당황한 적이 많았으리라.

말이 나왔으니 이야기인데, 사람이 가진 큰 정신재산도 예전에는 IQ(지능지수), EQ(감성지수) 또는 JQ… 잔대가리지수를 최고로 쳤는데, 지금은 단연 NQ(network quotient) 인맥지수를 꼽는다.

개그맨 전유성과 결혼한 진미령이 했던 말이 있다. “난 그 사람보다 그의 주위 사람들이 더 좋았어요.” 친구는 막강하고 엄청난 영향을 준다.

자, 당신이 갑자기 필드에 나가고 싶은데, 막상 전화 걸 곳이 별로 없거나 겨우 누군가의 번호를 찍었더니 상대가 ‘일이 있어서…’ 이랬다면 적어도 골맥(골프인맥)쌓기는 별로이니 시급히 개선할 사! 옛 성현들이 사람 사귈 때, 지켜야할 것 열 가지가 있다고 설파했는바 이걸 골프친구 만들기에도 어김없이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

하나, 지금 힘이 없는 사람이라고 우습게보지 마라→ 나중에 큰 코 다칠 수 있다. ‘내가 이 거룩한 보기플레이어가 어떻게 백돌이 하고 치니?!’ 이거 오만이고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다. 골프라는 게 백돌이가 금방 싱글이 되는 수가 있고, 당신 또한 얼마든지 무너질 수 있다.

하나, 평소에 잘해라→ 평소에 쌓아둔 공덕은 위기 때 빛을 발한다. 술 한 잔 안 사는 사람, 골프인심만 풍족한 경우도 절대 없더라. 또한 평상시에 여자 엉덩이 툭툭 치는 자들은 틀림없이 볼도 터치 하니 요주의!

하나, 고마우면 고맙다고,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큰 소리로 말해라→ 입은 말하라고 있는 것이다. 마음으로 고맙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사가 아니다. 남은 당신 맘속까지 읽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아무리 짧은 퍼팅거리 컨시드를 줬다고 당연하다 생각하지 말고, 남 샷 할 때, 캐디랑 실실거렸던 거 분명히 사과해야, 담에도 함께 칠 수 있다.

하나, 남의 험담을 하지 마라→ 그럴 시간 있으면 팔굽혀 펴기나 해라. ‘아무개랑 함 치는데, 더블을 보기라 우기고… 아주 매너가 짜장면이더라구!’ 이런 말 했을 때, 상대를 욕한 거 아니니 괜찮다구? 아니다. ‘이 사람, 다른 곳 가서는 내 흉 보겠군!’ 이런다.

하나, 옛 친구들을 챙겨라→ 사실 지금 가진 재산도 충분히 훌륭하다. 결혼 많이 한 김지미의 말도 들어봐라. ‘살아봤더니 그 남자가 그 남자더라’ 이유 없이 연락 끊었던 옛 골프친구에게 전화해 보면 아주 반가워할 것이다.
하나, 남을 도울 때는 화끈하게→ 처음에 잘하다가 나중에 흐지부지하면 이전 것도 말짱 꽝이고, 조건을 달아도 안 된다. 괜히 품만 팔고 욕먹는 경우이다. 투자할 사람이라면 그린피+캐디피+식대 몽땅 부담하시라. 상대는 감동하게 된다.

하나, 수위, 경비, 청소부, 점원들에게 잘해라→ 정보의 발신지이자 소문의 근원이다. 골프장 카운터 아가씨 하나만 잘 사귀어도 부킹을 따내는 수가 생긴다.

하나, 조의금은 많이 내라→ 사람이 슬프면 조그만 일에도 예민해진다. 2,3만 원 아끼지 마라. 상대가 스킨을 하나도 못 먹었을 때, 캐디피 정도는 대신 내주어라. 나중에 돌아온다.

하나, 불필요한 논쟁을 하지 마라→ 종교, 정치… 는 가급적 삼가라. ‘저 자는 만나면 OO당 이야기야’ 이런 소리 들으면 당신 실력이 뛰어나도 골프친구는 모이지 않는다. 골프장은 학술토론장이 아니다.

하나, 너 자신을 발견해라→ 이거 무지 중요한 말이다. 다른 사람들 생각하느라 당신을 잃어버리지 마라. 싸게 놀지 마시라. 당신도 충분히 존경을 받을 일면이 있다. 그걸 상대에게 슬며시 노출시켜야 한다.

시간과 돈은 얼마든지 ‘제조’가 가능, 허나 친구는 만들기가 엄청 어려움! /김재화 골프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