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잘·공

 
무슨 말인가~ 하는 분들 위해 제목을 한자로 쓰자면 ‘男兒須打五車球’가 된다. 그래도 고개가 갸웃~? 먼저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에 대한 뜻을 알아보자.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 정도의 책은 읽어야 한다는 뜻으로 그야말로 뭘 알려면 죽도록 읽어야 한단 말.

장자(莊子)가 친구 혜시(惠施)네 집에 갔다가 많은 책을 보고 한 말 ‘혜시다방기서오거’에서 유래한다. 다섯 수레 분의 책이라면 엄청난 양이다. 그리 많지 않다고 우기는 사람도 더러 있는데, 춘추시대 책이 무슨 E-book도 아니고 종이책도 아닌 대나무에 쓴 죽간인데다, 수레도 지금의 리어카 보다 작지 않았겠느냐고? 그러나 그 당시 무슨 책이 그리 많았겠는가. 다섯 수레이면 세상에 발표된 책 거의 모두를 일컬은 말일 것이다.

골프에도 도통하려면 끊임없는 훈련을 쌓는 방법 말고는 없을 것. 남아수타, 골퍼라면 모름지기 오거구, 다섯 트럭 분량의 공을 쳐야한단 말. 트럭 다섯 대이되 8톤짜리이어야 한다. 연습장 한 바구니가 90개 정도 담기니까, 대형트럭 5대이면, 대 당 20만개 정도해서 총 100만개 쫌 된다.

골프에서 클럽을 기본 그립 해야 하는 왼손 다섯 손가락은 무척 중요한데, 그 중 2개나 장애가 있는 사람이 1년도 안 돼 싱글핸디캐퍼가 된 것을 본 적이 있다. 나도 그에게 놀라며 그렇게 물었지만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질문을 하더란다. “당신만의 특별한 비결이 있을 듯 싶어요.” 그의 대답은 실로 간단 극명했다. “새벽에 나와서 3바구니, 저녁 때 다시 와서 4바구니...한 달에 10만개는 때린 것 같아요.”

진짜 그랬다. 우리가 그를 본 건 저녁시간에 연습장에서 불과 30여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는 혼자서도 무지하게 연습을 했던 것. 국내외 유명 선수들도 지독한 연습벌레이었다. 사람들은 그 연습은 지켜보지 못했기에 출중한 지금의 모습만 갖고 ‘특별한 훈련 방법’이나 다른 비결을 찾는 것이다.

남아공의 살아 있는 골프의 전설, 게리플레이어, 그는 라운드를 마쳤지만 흡족치 않을 땐 샤워도 하지 않고 드라이빙레인지로 달려가 잘 맞지 않은 채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고 한다. 그나저나 이번 2011년 마스터스를 제패한 신예 찰 슈워젤도 그렇고, 남아공 출신들이 왜 그리 공을 잘 치지...?

대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에게 정상에 오르게 된 비결을 묻자 그도 대답했다. ‘제가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저 자신이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평론가들이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관객이 압니다.’

이 말을 골프에 적용되어 “하루를 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 안하면 프로가 알고, 사흘을 쉬면 갤러리들이 알게 된다.”라는 말이 생긴 것.

‘프로들이나 밥 먹고 연습만 할 수 있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러면 영원한 마이너 아마추어로 머물고 만다. 프로나 아마고수들의 실력을 부러워한다면 연습량이 그들만큼이 아니라 더 많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뭐든 계속 반복을 하면 선천성 여부와 상관없이 내 몸에 붙기 마련이다. 반복의 효과가 있단 말이다.

계속되는 연습, 곧 반복은 게으름을 없애주고 색다른 즐거움을 발견하게 해 준다고 했다. 이후에는 자신감이 생기고 실력향상이 생기는 법이다.

여러분이 현재의 미인을 차지한 것, 사업이 번창한 것도 주구장창 그쪽만 생각하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는 것을 잊지 마시라. 연습량이 많아서 가능했단 말이다. 위편삼절, 공자는 책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만큼 읽었다고 했는데, 5년 전에 산 클럽의 바닥이 하나도 흠이 없고 윤기만 반짝반짝 나고 있는데, 실력향상이 어떻게 올까? /김재화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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