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잘·공

 
결혼생활이건 사업이건 또는 그 어떤 일이라도 누구와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동지, 배우자, 파트너, 동반자, 동업자…라는 말에는 의기투합이 들어있지만 반대로 ‘불안감’이라는 아주 중요한 의미도 함께 지닌다. 나는 잘 할 수 있는데, 상대가 문제가 되어 큰 탈이 날지도 모른다는 자기에게는 관대하고 남은 신뢰를 못하는 본능이 있기에 그렇다.

그러나 세상일이란 반대의 경우도 많이 생긴다. 내 잘못이 큰데, 상대가 막아줘서 화를 막는 그런 케이스도 있으니.

어쨌건 동반자끼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골프나 바둑, 포커에서 이런 일이 많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나보다 하수인데, 그와 하면 꼭 지고 다른 사람들은 절대 못 이기는 고수를 나는 어떻게 해보는 그런 사람이 있기 마련. 무슨 현상일까? 글쎄, 간이 맞고 안 맞는다고나 할까?

축구에서 중국의 공한증도 딱 이에 해당하는 예이다. 중국 팀도 나름대로 한다고 하는데, 한국 콤플렉스가 대단하여 죽어도 못 이긴다. 뭐 작년 2010년에 우리 대표팀을 3:0으로 이긴 것을 예외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하긴 그때 중국서는 난리가 났다. 한 번도 이긴 적 없는 상대를 큰 점수로 이겨 공한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며 한층 들뜬 축제의 분위기를 맞았던 동아시아 대회. 그러나 그 이후의 일들을 자세히 보면 그들은 한국을 극복한 것이 아니라 더 극심한 공한증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한국과 중국은 AFC챔피언스 리그에서 8차례와 아시안게임에서 1회 등 총 9번의 맞대결이 있었는데, 결과는 어땠을까? 중국은 우리나라와의 맞대결에서 9전 전패를 하고 말았던 것.(* 정확한 기록→ 성남 3-1 베이징, 수원 2-0 허난, 전북 2-0 창춘, 포항 1-0 루넝, 전북 1-0 창춘, 포항 2-1 루넝, 성남 1-0 베이징, 수원 2-0 허난, 대한민국 3-0 중국)

여자와 남자, 그냥 비교를 하면 남자가 완력이 세고 기(氣) 또한 여자보다 우위에 있는 거 맞다. 그런데 부부 경우에는 완전히 달라진다.

심리학에서 내놓은 이러한 분석이 있다.
도둑인 남편과 시인인 여자가 결혼했다 치자. 남편은 계속 도둑질을 할 수 없게 된단다. 두 사람이 다 시인이 되기에. 도둑인 여자와 시인인 남자가 결혼을 했을 때, 둘은 도둑이 되고 말고.

“내 마누라는 내 앞에서 숨도 크게 못 쉬는데…” 하는 남자가 있을지 모르지만, 내가 보지 못했다. 이 김 작가가 어디 엉터리 심리학을 소개했겠는가. 그리 믿어주시기 바란다.
골프를 잘 치고 싶으실 것이다. 한 두 번이라도 좋은 점수를 내고 싶은데, 잘되지 않는다. 자, 방법이 있다.
당신에게 시집보낸 딸이 있다면 사돈과 붙으시라.

안팎 사돈을 불문코 같은 핸디캡 사돈끼리 골프경기를 하면 반드시, 진짜 반드시 딸 가진 쪽이 이긴다. 왜 그러느냐고?

아들 가진 쪽은 목에 뻣뻣한 힘이 들어가고 머리를 맘대로 치켜드는 헤드업을 하는 반면 딸 가진 쪽은 ‘뭘 잘못했는지’ 고개를 푹 수그리고 치기 때문이다.
싱글 치시는 회장님 VS 보기 치는 말단 직원. 안 봐도 비디오. 제대로 머리를 못 드는 아래 직원이 이긴다. 골프는 머리만 들지 않으면(고개를 숙이면) 잘 치게 돼있단 말이다.

여기서 이야기지만 늘 익은 벼처럼 고개를 숙인다는 건, 너무나 훌륭한 일이다. 골프 잘되지, 겸손한 사람으로 인식되지! /김재화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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