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까지 등장시켜야 오늘 이야기가 된다. ‘화엄경’의 중심사상으로, 일체의 제법(諸法)은 그것을 인식하는 마음의 나타남이고, 존재의 본체는 오직 마음이 만든 것일 뿐… 이 일체유심조이란다. 곧 뭐든 맘먹기에 달렸다?!

진짜 그럴까? 진짜 그렇다고 본다. 내가 그렇게 마음을 가지면 세상일은 그리 되는 것 같다. 부처보다 훨씬 뒤 인물이지만 역시 만만찮은 내공을 가진 위인 아브라함 링컨도 이런 말을 했었다. “사람은 자기가 결심한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 역시 마음을 어떻게 갖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아닐까 싶다.

되고 싶어 간절히 빌면 된다고 했고, 보고 싶어 그리워하면 온다고 했고, 갖고 싶으면 주어진다고 했다. 반대로 ‘이렇게 되지 않을까?’라고 걱정을 해도 그리 되고 마는 것 같다.

일체유심조에 관련된 이야기 중 자주 인용되어 식상하다는 분도 계실지 모르지만, 신라 고승 원효를 들먹이지 않을 수 없다. 원효는 661년에 동료 스님 의상과 함께 당나라 유학길에 올라, 당항성에 이르러 어느 무덤 앞에서 잠을 잤다.

잠결에 목이 말라 물을 마셨는데, 날이 새어 깨보니 잠결에 마신 물이 해골에 괸 물이었음을 알고, 사물은 그저 마음에 달렸음을 크게 깨달아 그 길로 유학을 포기하고 왔고, 등록금이 굳었다 뭐 그런 스토리이다. 요즘 원효를 하이테크뮤지컬로 부활시키고 있으니 계속 해도 괜찮은 이야기, 맞다.

골프경기를 현장에서 갤러리로 또는 방송중계로 보면 1급 프로들도 숲속으로 공을 집어넣는 걸 보게 된다. “흐음~ 저 친구들이라고 악성 훅이나 슬라이스 나지 않는 건 아니군!”하면서 내심 좋아하는데, 그 다음이 문제이다.

그 다음을 해결하는 것을 보면 프로와 아마가 명징하게 구분이 된다. 프로는 소위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탈출에 능하지만 아마는 그대로 망하고 만다. 프로는 나무가 촘촘히 박혀있어도 기가 막히게 빠져나오는데, 아마가 치는 볼은 어김없이 나무에 다시 맞아 대형사고가 터지고 만다.

프로에게 물었다. 나무가 맞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느냐고. 답이 “오히려 나무쪽으로 과감히 치면서 절대 맞지 않을 거라 생각해 버립니다.”라 했다.

그렇다. 우린 ‘이거 맞지 않을까?’하는 조바심으로 치는데 그게 곧 현실로 나타나고 만다.
경험에서 이미 터득을 하셨을 것이다.

‘지난번에 여기서 OB가 났는데, 오늘도 불안한데…’ 이런 염려를 하면 OB가 나고 난다. 호수를 페어웨이라고 생각해야지 그러지 않고 어려운 넘기기 샷을 한다고 생각하면 10 알 중 9 알은 심청이 인당수 잠수하는 사태가 생기고.

돈 잃을 것을 두려워하는 날은 꼭 돈을 잃게 돼있고. 최경주는 차라리 벙커에 빠져도 좋다-라는 배짱을 지닌 뒤로 벙커에 잘 빠지지 않고 설령 빠졌다 해도 하나도 겁내지 않고 벙커샷에서 파 세이브를 한다. 무서워하면 될 것도 안 된다.

동반자가 평소 무서워하는 사이, 기에서 지면 내 샷은 바로 위축된다. 거리 안 난다고 걱정하면 힘은 들어가지만 거리는 더 줄어들고, 내 폼이 제대로 잡힌 걸까...라고 걱정하면 그 순간 맹구폼 스윙이 되고 만다. 이러니 골프와 인생이 같지 않다고 어찌 말할 수 있을까?

간혹 밤중에 화장실서 “저 방안의 여자는 내마누라가 아니다!”라는 이상한 주문을 반복하면서 최면을 거는 사람이 있는데, 이거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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