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작가는 지금 오늘 칼럼의 제목 그대로의 제목을 단 책을 쓰고 있는데, 골프의 핑계와 그 처방법들을 모은 것이다.

다른 운동과 달리 골프가 갖는 별미는 말로도 가능타는 것이다. 잘 치면 잘 친 대로 할 말이 있고, 못 쳐도 자신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변명이 무진장하다. 뭐가 ~해서, ~만 하지 않았더라면 등의 말로 잘못된 것에 대해 합리화를 시켜버리는데, 웃기는 것은 그것이 그대로 통한다는 것.

골프는 룰이란 뼈대와 매너라는 살이 있고 거기에 핑계라는 양념이 더해 멋진 스포츠로 형성됐다고 한다. 자, 이번 주 라운드에서 당신의 기대치가 안 나오면 이렇게 변명하시라. “사실은 골프화를 빌려 신었거든” (옷가방을 잊고 왔다고 하거나)

“도그렉 홀인지 몰랐어.” (휘어진 홀에서 OB를 내놓고)
“앗! 이건 연습스윙이야” (티샷을 헛쳤을 때)
“퍼터를 새로 바꿨더니...” (18홀 내내 짧은 퍼팅을 놓친 후)

“볼이 디봇자국에 있었지 뭐야!” (토핑을 쳐놓고서)
“난 동서로 길게 뻗은 코스가 안 맞아! (풍수지리학을 들먹인다)
“샷을 하는데 새가 울어서...” (전화 벨소리가 울렸을 때도 요긴)

“난 캐디가 너무 예쁘면 홀려서 원~” (도우미에게 점수도 따고)
“요즘 눈이 나빠졌는지, 갑자기 컵이 바늘구멍처럼 작아 보였어”
“이 홀서는 꼭 더블파를 한단 말이야” (인연 없는 홀이라고 주장)

“그린의 잔디가 나를 향해 미는 것 같아 짧았어.” (칩샷 실패 후)
“샷을 하는데 갑자기 땀이 눈에 들어갔어!” (남이 알게 뭐야)
“전동카트를 타면 이상하게 볼이 안 맞아” (걷지도 않으면서)

“모자가 챙이 너무 넓어 햇빛은 막는데, 백스윙 때는 방해가 돼”
“내가 자주가는 홈 코스면 10타는 줄였을 텐데” (백 타를 넘겼을 때)
“골프비디오 이론하고 틀리잖아!” (유명 교습가에게 책임 전가)

“스리피스볼이 아녀서 스핀이 덜 먹었군” (전문가인 듯)
“아까운 잔디를 팔 수가 있어야지” (골프장 사장이라도 된 듯)
“샌드웨지에 모래가 잔뜩 끼었었어!” (벙커에서 3번 만에 나온 다음에)

“그립(장갑)이 왜 그렇게 미끄럽지?” (채를 놓쳤다며)
“골프, 거리가 중요한 거 아냐?!” (다른 그린에 볼을 보내놓고)
“골프, 방향이 중요한 거 아냐?!” (엄청 짧게 쳐놓고)
“에너지를 보충해야 하는데 그늘집 문을 닫았네.” (+허기진 표정)

하지만 이런 변명들은 재미로 그쳐야 한다. 늘 입에 달고 살면 버릇된다. 모든 잘못된 일의 50% 이상이 대개 당사자에게 나온다고 하듯 골프의 샷 또한 원인과 책임은 골퍼 자신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

사람들은 골프를 시작하고 나면 이것저것 핑계를 자주 드는 습관을 갖는다. 잘못된 샷의 원인을 자신의 스윙이나 상태서 찾기보다는 제3자 혹은 주위의 여건이라 생각하는 속성을 배운다. 어쩌면 안 좋은 샷에 대한 아쉬움이 증폭되어 핑계로 발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골프 라운드를 마치고 나서 아쉬움이 남지 않은 때가 있던가. 설령 라베를 기록한 라운드라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실수를 더욱 열심히 연습하는 자극제로 활용해야지 다른 핑계로 이어간다면, 더 이상 골프 발전은..................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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