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100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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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100승!’
  • 김재화
  • 승인 2011.09.02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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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자골프 100승이 또 꽝이 되고 말았다.

LPGA, 즉 미국여자프로골프에서 우리 선수들은 이미 99승을 거두고 있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위업이다. 그러나 사람 욕심이 어디 그런가. 스웨덴 같은 나라는 아니카 소렌스탐 거의 혼자 힘으로 이미 100승을 넘겼다.

이번에는 최종라운드 후반에서 우리 한국(한국계) 선수들이 우글우글 포진하고 있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실현가능성이 높았다. 신지애, 최나연, 김송희, 미셸위(요 미국국적 처녀가 우승을 먹었더라도 우린 100승 인정받는데!) 그게 안 되고 말았다.

암튼 결과는 (뉴스 그대로) “캐나다 퀘벡주 미라벨의 힐스데일 골프장, 6604야드, 기럭지가 그리 길지 않아 점수가 대체로 잘 나는 곳에서 열린 LPGA투어, 총상금이 장난 아닌 액수인 225만 달러의 캐나다오픈에서 우승자는 한국 아가씨...가 아닌 미국의 브리타니 린시컴이었다.”가 전부이다.

우리 여자골프가 100승을 못했다고 온 나라가 패닉상태에 빠지고 무슨 시위가 일어날 사안은 아니다. 그런데 좀 허전했다. 더구나 1타 차 간발이었다. 그야말로 한 타가 한타가 되었다. 마치 부정출발로 실격 당한 우사인 볼트가 제대로 뛰는 모습을 못 본 듯 영 입맛이 안 좋았단 말이다.

100승이 왜 어려울까? 이유가 뭘까? 몇 사람들의 진단을 들어보자.

1 “에, 저는 그날의 날씨 때문이라고 봅니다. 미국서 나쁜 날씨에 시달린 미셸 위마저 자기 생애에 그런 비바람은 첨 봤다고 했거든요.” 아니, 모두가 같은 조건이 아니었던가!

2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이제 우리나라 골프실력은 완전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실력이 더 이상 안 된다구요!” 무슨 말씀! 실력이 결코 부족한 것이 아니다. 최근 들어 우리의 최나연이나 신지애를 꺾고 우승을 한 선수들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신성들이 아니다. 그저 그런 실력으로 경기를 하던 선수들이다.

3 “9월 9일에 한국(계)의 백승합작이 이뤄질 겁니다. 미국 아칸소 로저스 피나클골프장에서 열릴 월마트 NW아칸소챔피언십에서요. 우리나라 여자선수들 더위에 약해요. 9월 선선할 때 추석 선물 겸…” 그러나 그동안 우리 선수들은 8월 더위에 더욱 강세를 보였다. 오죽했으면 한국 여자골퍼들을 ‘여름원더우먼’이라 했을까.

4 “사실 이런 문제가 있어요. 브리타니 린시컴은 신지애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기업 미래에셋 소속 선수예요. 걔가 한국 나이로 28세이니 시집갈 때도 됐고 해서 1등 상금으로 결혼밑천 마련하라는 뜻으로 양보…” 당신, 심한 농담을 하신 것이다.

할 수없이 이 김 작가가 원인파악을 하는 수밖에.
정신의학용어에 ‘VIP증후군’이라는 게 있다. 특별히 신경 써서 잘하려다 오히려 의외의 실수 때문에 결과가 나빠질 수 있다. 이런 경향, 징크스는 심리적 요인에서 기인한다는데, 실패를 한 본인이 곧 깨닫는다.

이를테면, 사람들은 아무 연줄 없이 관공서를 찾아 가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돈네 팔촌한테 연락해서 잘 봐 달라 미리 부탁을 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반대의 결과가 생길 경우가 많지 않던가! ‘에이 그냥 갈 걸!’하고 후회해봤자 소용없다.

우리 선수들 사람들이 하도 100승, 100승 하니까 이상한 책임감이 느껴 잘 하려다가 오히려 더 안 되었다는 것 말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9월에는 그냥 99승째나 101번째 우승이라 생각하고 편히 치기 바란다!  /김재화 골프칼럼니스트

[김재화]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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