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재 소설 <50>

성주현  글      방상호  그림

좋은 관상을 지난 남자의 얼굴이 어떤 거냐 하면 말이지, 남자는 먼저 이마를 봐야 돼. 요즘은 옛날하고 달라서 혼자 잘났다고 잘사는 세상이 아니잖아.

사람이 잘나면 얼마나 잘났겠어?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에 취직했다고 치자고. 요즘 서울에 아파트 값이 얼마인데 월급 모아서 어느 천 년에 내 집 한 칸이라도 장만하겠냐고.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살려면 부모를 잘 만나야 돼.

어떤 부모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 출발점이 달라진다 이거지. 내가 왜 남자는 이마를 먼저 봐야 된다고 했냐면, 이마를 보면 대충 부모님의 사정을 알 수 있거든.

손바닥만한 이마지만 관상학적으로 따지고 분류하려 들면 한도 끝도 없지만 일단 이마가 전체적으로 반듯하고 살집이 있으면 기본은 먹고 들어간다는 것만 명심해. 그런데 남자의 이마가 좀 넓다 싶으면 시부모를 부양하기 십상이니 그건 잘 생각해 봐. 그리고 이마에 주름이 있다면 세 줄만 있는 게 좋아. 이마에 잔주름이 많으면 남 치다꺼리하다 볼일 다 보거든.

 
이마를 봤으면 이목구비를 봐야 돼. 귀, 눈, 입, 코를 기본으로 봐야 하는데, “형불여면 면불여안(形不如面 面不如眼)”이란 말이 있어. 상을 보려면 몸 전체보다는 얼굴을 먼저 봐야 하고, 얼굴 중에서도 눈을 먼저 봐야 한다는 뜻이야. 눈은 마음의 창이란 말도 있어.

눈은 그 사람의 정신상태, 관운, 사회운 등 그 사람의 전반적인 운을 나타내는데, 눈 모양과 눈동자가 맑은 걸 최고로 쳐. 그럼 관상에서 보는 좋은 눈 모양이 어떤 거냐? 가는 듯 길고 양쪽 눈의 길이가 같으며, 튀어 나오지도 들어가지도 않은 게 좋아. 그리고 잘 봐라, 갈색 눈을 가진 사람은 정이 없고, 흰자위가 많은 사람은 소심해. 그리고 눈썹을 봐야 하는데, 눈썹을 통해 형제와 자손운, 대인관계, 그 사람이 수명 등을 알 수 있어. 우선 눈썹은 눈보다 길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부부운이 안 좋거든. 그리고 눈썹 숱이 짙고 결이 바르며, 윤기가 있는 게 좋은 거야. 그리고 코를 봐야 하는데, 아까 말했지? 이마로 부모님 사정을 알 수 있다고. 코는 바로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곳이야. 상식적으로 생각하더라도 콧부리에서 코끝까지 쭉- 뻗은 게 좋겠지? 콧방울이 둥글고 두툼하면 재물, 배우자 복이 좋은 거고, 콧대가 왼쪽으로 쏠려 있으면 도박, 오른쪽으로 쏠려 있으면 여자 문제가 끊이지 않을 테니 조심하라고. 또 콧구멍이 드러나 있는 사람은 돈이 줄줄 새는 사람이니, 벗겨 먹을 일 있을 땐 들창코인 사람한테 접근하는 게 성공률이 높아.

입은 그 사람의 그릇과 포부야. 그러니까 입은 클수록 좋겠지. 이병헌 생각해 봐. 이병헌 입이 어때? 무지 크잖아. 그러니 포부가 대단할 수밖에. 한국은 좁다고 박차고 나가서 할리우드에서 날리고 있을 땐 다 이유가 있는 거라고. 관상을 공부한 사람들 사이에선 귀를 살아있는 족보라고 불러. 일단 크고 단단한 것을 제일로 치지.

그밖에도 점이 있는 위치와 빛깔, 광대, 턱, 치아, 등등을 요모조모 살펴보아야 하는데 그 남자가 딱 그랬던 거야. 반듯한 이마, 솔잎처럼 청청한 눈썹, 포도 알 같은 눈, 높고 곧은 코, 갈매기 모양의 입술, 명궁, 관록궁, 복덕궁, 재백궁, 어디하나 나무랄 데가 있어야지. 김민수 대리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더라고. 진짜 그 관상에 뽀뽀하고 싶더라니까.

얼굴 자체가 복주머니인 거야. 그런데… 그런데… 너 혹시 복주머니에 빵꾸 난 거 본 적 있니? 이건 구멍이란 표현으론 약해. 빵꾸야 빵꾸. 없다고? 없겠지. 복주머니에 빵꾸 난 경우는 흔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글쎄, 그 사람이 그렇더라고. 그게 어떤 거냐고? 하도 떠들었더니 숨차다 얘. 다음 주에 얘기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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