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금융, ‘중기 지원’ 본연 기능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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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금융, ‘중기 지원’ 본연 기능 찾아야
  • 민병두
  • 승인 2015.11.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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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서울 동대문을·정무위)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도 자금과 담보가 부족해 상품화하지 못해 기술이 사장되는 것은 사회적 기회비용을 초래하고 경제의 활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일을 막기 위해 새로운 금융시스템 도입을 연구했고 그 결과물이 소위 ‘기술금융’의 형태로 나타났다. 현 정부가 창조경제의 핵심 국정과제로 금융분야에서 기술금융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로 지난해 7월 도입한 기술신용대출제도는 그런 의미에서 의미 있는 행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신용평가기관(TCP)의 평가서가 기술경쟁력이 떨어지고 연관성이 부족한 업종의 기업에 다수 발급되는가 하면 현장에서는 신용대출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고 담보대출 형태로 운영되는 등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본 의원실이 TCB기관 중 하나인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TCB평가서 발급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책시행 이후 발급한 총 1만289건의 TCB 평가서 중 5453건(53%)은 기술경쟁력이 평범하거나 낮은 기술등급 T5 이하의 기업에게 발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기술등급 T5 이하 기업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면 T5 등급 2228개(21.65%), T6 등급 2889건(28.08%)이었으며 기술력이 미흡한 T7 등급 307개(2.98%), T8 등급 29개(0.28%)로 기술경쟁력이 낮은 T5 이하의 등급 기업은 총 5453개(53%)였다.

문제는 기술경쟁력이 낮다고 평가받은 T5 이하의 기업 중 다수가 원래의 신용등급보다 낮게 평가받아 대출이 오히려 불리해지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T5 이하 5453개 기업 중, 원래 신용등급대비 기술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1429개(26.20%), 등급의 변화가 없었던 기업은 2603개(47.74%), 등급이 오른 기업은 1421개(26.06%)였다. 즉, 등급이 더 낮아지거나 변화가 없는 4032개(73.94%)의 기업은 TCB 평가서가 불필요 했거나 오히려 대출이 불리해지는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반면 기술등급 T4 이상의 기업군에서는 신용등급대비 기술신용등급이 하락된 경우는 4836개 기업 중 39건(0.81%)에 불과해 평가시스템 개선 등 제도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술금융과 관련해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기술금융을 위해 TCB로부터 기술평가를 받아도 실제 대출을 담당하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해 대출 승인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최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서도 밝혀졌는데, 은행들이 기술평가보다는 담보력 위주로 대출을 실행하다 보니 기술금융이 기술보증기금의 기술평가보증 대출이나 기술평가인증서부 대출을 대체하는 수준에 그쳐 실제 기술금융을 이용해야 하는 중소기업에 큰 혜택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신용대출은 제도 도입 후 누적실적이 지난해 말 8조9000억원에서 지난 6월말에는 41조8000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은행들이 양적 확장에만 치중한 실적쌓기용으로 이용해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라도 정부와 금융당국은 TCB에 적합한 업종과 연관성 낮은 업종, 기술경쟁력이 낮은 기업을 구분해 각각의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국회 입법처가 제안한 것과 같이 기술금융을 은행 외에도 벤처투자로까지 확대하고 특히 중소기업을 위해 기술담보대출 형태로 발전시키는 등의 방안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정책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한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서울 동대문을·정무위)

[민병두]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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