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호 건설산업비전포럼 대표〈상〉

SOC스톡 보유량 선진국 절반 불과
정부는 단기적 제도개선만 되풀이

전략산업으로서 로드맵 제시 통해
‘토탈서비스업’국제경쟁력 갖춰야

미국, 영국, 일본등 3개국의 건설산업의 비전과 발전전략의 수립 및 추진에 대하여 알아본 결과, 모두 자국 건설산업의 중요성과 현재 문제점의 개선, 그리고 미래에 대한 준비의 필요성을 인식하였고 이에 대하여 정부와 산업 부문이 협력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건설산업 발전에 대한 근본적, 장기적 접근은 국가별 사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건설시장 성장의 한계, 건설비용 상승과 생산성 저하, 시설물의 에너지·안전·환경 측면의 비효율성, 기능인력 유입 감소 등의 문제 인식으로부터 비롯되고 있다.

또한 국가별 사례에서 공통적인 측면은 자국내 건설산업의 비효율성, 문제점을 혁신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신기술 접목과 개발을 통한 시장·프로젝트 창출, 해외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 확보 등 세계적으로 개방된 건설시장에서 자국 건설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선진국의 건설산업 미래 전략은 한국 건설산업의 혁신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즉 한국 건설산업의 장기적 발전은 국내적 성장·발전 차원이 아닌 개방된 국제적 건설산업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선진국 건설산업의 혁신 추이에 뒤쳐질 경우 한국 건설산업의 위상과 시장경쟁력은 현재보다 훨씬 실추될 것이다.

현재보다 미래에 선진국가와 격차가 휠씬 벌어질 우려가 있다. 건설산업에 진입하는 인력의 자질 저하와 기능인력 및 고급기술인력의 부족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건설산업이 국가경제에 대해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마저 있다. 결국 국내 건설산업의 장기적, 지속적 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혁신 프로그램의 추진이 시급하다.

선진국, 특히 미국 사례에서와 같이 공공과 민간부문의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국가적인 비전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장기 발전전략의 수립과 집행이 요구된다.

한국 건설산업은 당면의 부정적인 면모를 쇄신하고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할 당위성을 내포하고 있다.

건설산업은 각종 산업 및 생산기반시설의 구축을 통한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과 고정자본의 형성을 담당해 왔다.

또한 여타 산업의 생산 활동을 간접적으로 지원하여 우리 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보완적인 산업이며, 건설 수출을 통한 자립경제 기반을 구축하는데 공헌하고 국가 경제의 운영 측면에서 국내 경기를 조절할 수 있는 전략적인 산업이다.

국민의 복지를 증진하는 필수불가결한 산업임과 동시에 국방시설을 건설하고, 한 사회의 문화적 유산을 창조하여 국가경제와 사회문화의 위상을 표현하는 사회문화적 의의를 담고 있기도 하다.

왜 국가적 차원에서의 건설 비전과 목표가 필요할까. 답은 간단하다. 현재까지 건설한 것보다 앞으로 더 많은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SOC 스톡 보유량은 일본에 비해서는 58%, 독일에 비해서는 46%, 미국에 비해서는 69% 수준이다.

2001년도 국가별 경쟁력 평가에 의하면 우리나라 SOC 투자 수준은 세계 주요 49개국 가운데 29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1위인 싱가폴의 52.1%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 건설산업은 당면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자생적으로 장기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경제성장기의 경험과 기술축적, 노동력의 양과 질 우수, 경영·관리능력 축적, 개별 주체들의 능력과 의지 등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건설산업은 지속적 발전의 기로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산업의 효율성 및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과 이에 관한 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 건설산업에 대한 정부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단기적인 제도 개선만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현재 건설산업의 중장기 발전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건설산업진흥기본계획, 건설기술진흥기본계획 등은 당면 문제에 대한 단기적 정책 대응 방안 위주의 계획안으로서 범국가·산업적 정책(Road Map)으로서의 면모가 취약한게 사실이다.

현재는 정부, 발주자 및 민간 건설산업계가 지혜를 모아 공동으로 노력을 경주할 수 있는 장기적, 지속적 발전의 방향성, 추진전략 등을 제시하는 미래지향적 비전 모형(Vision Model)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한국 건설산업이 국제적인 리더십을 갖추고 국가경제의 주요 산업으 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장기적 비전의 개발이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일은 국가적 산업정책 차원에서 종합적·미래지향적인 건설산업 구조의 구축을 위한 건설산업 정책을 수립·집행하는 일이다.

국가적 차원의 산업정책은 건설산업과 직접적 또는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각 관련 부처간의 정책 집행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수립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기본계획은 한번 입안된 후에는 이를 수립, 집행하고 평가하는 수행시스템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며, 보다 철저한 정책집행 방법에 관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21세기의 건설산업은 산업의 영역 확대와 생산조직의 다양화·복합화로 특징지어 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의 건설산업은 기술서비스, 설비제조, 금융, 정보통신 등을 보다 직접적으로 수용하는 보다 확대된 산업영역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설사업관리분야, 설비제조분야, 건설산업정보분야, 프로젝트 파이낸싱 분야, 유지보수분야 등의 급성장으로 건설산업은 ‘토탈서비스업’이라는 개념이 정착될 전망이다.

향후의 경쟁환경에서는 경쟁이 심화되고 건설수요가 다양하게 분화됨에 따라 새로운 산업구조·분업체계가 형성될 것이다.

향후의 건설시장은 양적 성장 중심에서 질적 발전중심으로, 공급자중심에서 수요자중심으로, 제도적 규제에서 시장자율규제로 변모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산업을 둘러싼 경제적, 기술적, 사회적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향후 한국 건설산업 및 건설기술 분야의 핵심 이슈는 △세계화 △정보화의 확산 △신자재 기술 개발 △생산성 △발주, 입낙찰 및 계약절차와 방법 △발주자의 역할 △기술·기능인력 등 7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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