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경제와 관련이 깊다. 실증결과도 있다. 선진국들은 대개 부패지수가 낮고 후진국들은 대개 부패지수가 높다. 한국은 특이한 경우다. 경제수준과 부패지수 모두 높다. 영화 ‘부당거래’를 보면 한국은 그야말로 ‘부패공화국’이 아닐 수 없다. 그 영화에선 경찰과 검찰이 더불어 건설업계와 유착해 부정사익들을 거래한다. 공익도 공정함도 없다.요즘 한국은 공정이 화두다. 비슷하게 나눠 갖는 걸 공정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다. 공정은 나눠진 양이 아니라 나누는 방식에서 나온다. 게임이론 시각에서 보자. 공정이
5월10일부로 새 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 정부가 내건 핵심 원칙은 ‘공정’과 ‘원칙’이다. 이를 건설업계에도 적용해 풀어야 할 과제들이 여럿 있다. 이 중 중대재해처벌법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중대재해법은 진단과 처방이 틀린 규제다. 틀린 건 바로잡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다.중대재해법이 지난 1월27일 시행 후 최근 100일을 맞았다. 당초 법의 취지대로 과연 산업재해가 크게 줄었을까. 요약하자면 ‘아니다’에 가깝다. 또 다른 관심사는 ‘부작용’이다. 이에 대한 우려는 현실화했다고 볼 수 있다.국회 박대
지난주 한 전문건설회사 대표와 저녁을 했다. 현안을 물었더니 계약은 작년 초에 했는데 현재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비용이 급증해 계약고가 바닥이 난다는 이야길 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를 넘기면 더 받을 하도급대금이 없는데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요즘 붐이 일어나는 집단 파업을 하면 될까? 이 또한 담합의 소지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집단으로 납품거부를 하는 경우에 보고만 있을 것인가? 이 또한 담합으로 조사하고 처벌한다. 왜냐하면 담합은 경쟁사업자 간 어떤 경우라도 합의
건설공사는 복합적 생산과정으로서, 다양한 분야에 걸친 크고 작은 규모의 기업들이 여러 가지 생산요소를 활용해 시설물을 완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발주자로부터 처음 건설공사를 도급받은 원도급업체는 모든 공사를 직접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분야별로 전문적인 기술과 생산요소를 보유하고 있는 다른 건설업체에게 하도급을 줘 시공하게 하면서 전체 프로젝트를 관리한다. 그런데 원도급업체와 하도급업체 사이에는 하수급인이 시공한 공사분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을 두고 많은 분쟁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우리 법제는 하도급대금을 보호하기 위해 하도급대금
우크라이나 사태 등 때문에 생긴 세계 원자재 대란이 국내 건설현장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공사가 한창인 현장을 멈추거나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데도 원자재 비용 때문에 늘어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타격을 입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건설현장과 관련한 원자재 가격은 말 그대로 무섭게 뛰고 있다.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C&E는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레미콘연합회)와 1종 시멘트 가격을 기존 1t당 7만8800원에서 15.2% 인상한 9만8000원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7월 5.1% 올린 뒤 8개월 만에 또다시 두 자릿
미세먼지, 온난화, 이런 단어들을 접할 때 우리들의 일반적인 선입견은 ‘환경과 에너지는 친한 사이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제품을 생산하고 이동수단을 활용하고 전기를 생산하거나 열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나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에너지는 환경 측면에서 부정적인 양립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러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일환으로 수요관리, 재생에너지와 수소산업, 에너지저장 산업, 환경산업 등에 대한 투자와 노력이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이러한 글로벌 노력 중에는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일부분으로서 생산 매체를 친환경적이고 위험하
많은 연구보고서에서 학교시설은 학생들의 학업성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연구에서는 학교시설은 학생의 건강, 행동, 학습참여 및 성취도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하고 있다. 학교시설의 품질을 향상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요구되지만 시설개선을 통한 긍정적인 효과를 고려한다면 투자가치를 훨씬 능가한다고 한다. 연구에서는 학교 시설개선에 중요한 내용으로 소음, 공기질, 조명, 온도 및 공간을 제시하고 있다.국내에서는 통계청의 ‘2018년 사회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외부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 불안이
“한국 경제가 엄청난 스트레스 구간에 들어 있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 대선 말미에 만난 정부 고위 당국자가 한 말이다. 당시는 부동산 규제 완화를 강력하게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여론조사 등에서 우위를 달릴 때였다. 그는 “집값을 겨우 잡을 둥 말 둥 하는 타이밍인데 자꾸 규제 완화 시그널이 확산하면 스트레스 구간에 갇혀 있던 시장이 다시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렇게 말했다.말은 현실이 됐다. 윤 후보의 당선 뒤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서울 강남권과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집값이 뛰고 있다. 지난 14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윤석열 정부가 5월10일 출범한다. 그러나 지금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들이 만만치가 않다. 특히 최근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이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새 정부는 여러 개의 현안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연립방정식에 직면해 있다. 문제는 반드시 존재한다는 보장이 없음에도 무조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한 해법이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세 가지의 딜레마를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는 새로운 성장전략과 국민 체감과의 간극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의 성장전략, 즉 선분배-후성장의 분수효과(
최근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중소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소기업 생산성 특별법 제정, 중소기업 경쟁력강화위원회 설치 등이 논의됐다. 국무총리 지명자는 국가의 중장기적인 운영을 위해 중요한 4대 핵심 과제의 하나로 높은 생산력 제고를 제시했다.중소기업의 생산성 제고에 대한 논의와 정책 추진은 시대적 환경에 따라 변화해 왔다. 1990년대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은 계열화 정책과 연관성이 높았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요구하는 단가, 납품, 품질을 충족하기 위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12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며 탈원전 폐기를 사실상 선언했다.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강국을 만들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원전 정책 변경은 건설업계에도 꽤나 큰 관심사가 된다. 원전 추가건설은 수조원이 드는 초대형 건설사업이다.그런데 새 정부의 탈원전 폐기 정책을 보면 의문이 하나 든다. 원전가동률을 높이면 필연적으로 핵폐기물들이 더 많이 배출될텐데, 핵폐기물 처리대책은 아직 구체화된 게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사용후핵연료, 이른바 고준
승용차의 성능과 품질이 우수하면 제조 기업은 명성을 얻는다. 휴대폰이나 의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적 인지도와 일자리 선호도가 높아져서 우량기업이 된다. 그런데 사회경제적으로 유용한 시설물이 늘어나도 건설기업의 명성은 비례해 상승하지 않는다. 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지만, 건설기업은 부러움의 대상이기는커녕 오히려 ‘배 불리는’ 기업으로 폄훼되기도 한다.한국은행의 통계에 의하면, 건설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2002년 7.6%에서 2021년 4.9%로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건설업 종사자는 지난
한국은 집값 때문에 ‘미치는’ 나라다. 서울은 집값 때문에 수요자들이 ‘미치고’ 시골은 집값 때문에 공급자들이 ‘미친다’. 어느 지역이고 어느 한쪽은 ‘미친다’는 결론이 되겠다. 서울 집값은 너무 비싸다. 영토가 좁아서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정확히 말하면 영토를 좁게 쓴 결과이다. 고전경제학에선 세상 모든 가격들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다. 집값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게임이론 시각은 다르다. 가격 결정에 있어 수급도 중요하지만 ‘상호작용’도 중요하다고 본다. 상호작용은 이런 것이다.속담에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일부 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이 꿈틀대면서 ‘집값 재상승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조정기에 들어갔던 서울 아파트값이 ‘윤석열 효과’에 힘입어 바닥을 치고 본격 상승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하지만 최근의 일부 지역 집값 오름세는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에 따른 일시적 반등일 뿐 대세 상승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금리 인상 기조와 장기간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 대내외 경제 악재 등을 감안할 때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 꾸준하게 오르기는 힘
국내 정치·경제·사회는 민주·자유 시장 원칙을 근간으로 한다. 20대 국회에서 하루가 다르게 내놓았던 규제가 이런 원칙에 강한 의문을 갖게 만든다. 상식은 규제가 늘어날수록 시장은 위축된다. 규제와 시장은 동반자보다 경쟁자 관계다. 건설현장 인명사고에 대한 규제가 선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준으로 이미 강화돼 있다. 규제로 인명사고가 없어지는 게 아님을 알면서도 강화일변도다. 마치 시장에서 퇴출해야 할 산업체를 찾는 것 같은 인식이 드는 것이 필자만의 생각일까?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중 탈규제·시장주도 성장에 대한 기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 세계에 냉전(Cold War)이라는 오래된 단어를 다시 불러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중심의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바르샤바 조약기구 설립은 냉전의 시작을 알렸다. 냉전체계는 40여년 후인 1991년에 종식됐다. 탈냉전 시대의 세계는 WTO체계를 중심으로 글로벌화가 이뤄졌다. 중국이 참여한 글로벌공급망(Global Supply Chain)이 구축되기 시작해 전 세계 시장이 연계되고 국가 간 상호의존도는 증가했다. 그러나 30년이 지나 신냉전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다. 좁아진 전 세계 시
올 들어 주택거래가 얼어붙고 있다. 매매 거래가뭄을 넘어 거래실종 상태다. 서울 아파트 2월 거래량은 800여 건으로 2006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전년 동월 대비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주택거래 실종은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주택 거래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는 것은 각종 부동산 규제와 대출 억제,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고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과감한 공급확대 정책과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가 우선돼야 한다. 새 정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자가 돼 현재 인수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새 정부 국정운영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작은 정부 지향, 공정과 부정부패 척결, 상식이 통하는 사회, 신산업육성을 위한 규제혁신, 민간주도의 일자리 창출,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이 주요 골자다. 이러한 내용은 건설산업에도 밀접히 관련돼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올해 제기될 수 있는 건설산업의 주요 이슈와 이에 대한 대응방향에 대해 살펴보자.첫째, 건설산업 생산체계 등 규제혁신 이슈다. 새 정부는 규제혁신을 통한 신산업 육성과
공공계약의 기본적 법률인 국가계약법 제7조는 우리나라 공공계약 체결의 방식이 원칙적으로 일반경쟁계약임을 밝히고 있다. 시설공사분야에서 경쟁입찰을 구체적으로 시행함에 있어, 낙찰자선정 평가제도의 골격은 크게 계약이행의 능력이나 이행계획 등 기술적 요소와 입찰참여자가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제시한 일종의 판매 가격에 해당하는 가격적 요소로 나눌 수 있는데, 발주처가 필요로 하는 조달대상물에 따라 이러한 양대 요소의 유기적 조화를 통한 공급자 선택이 합리적 공공조달제도 운용에 중요 과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공공계약제도의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규제 완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번 정부 출범 후 당정이 줄곧 유지해왔던 규제 위주의 부동산 정책을 스스로 뒤집는 모양새다.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부동산 민심 악화라고 판단해, 오는 6월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에 나선 것이다. 작금의 상황을 보면서 의문이 들었다. 이번 정부와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은 이렇게 금방 태세전환할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것이었나.당정이 먼저 들고 나온 카드는 보유세 완화다. 1가구 1주택자의 보유세를 작년 수준으로 동결하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