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업체는 CM의 ‘핵’ - 김종훈 한미파슨스 대표

미국 일반업체 비신사적 행위
CM계약방식 도입 원인 제공

현 국내실정 종전 미와 유사
CM발전 원동력도 ‘전문건설’

발주자로부터 직접공사를 도급 받은 일부 일반건설업체들은 원청자의 권한을 이용하여 자사에 유리하게 하도급 선정 절차 및 계약조건을 수정, 적용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일반건설업체에 의존도가 높은 전문건설업체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이 당시 전문건설업자들이 일반건설업자에 요구한 사항을 보면 현재 국내 건설산업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문건설업체들은 첫째, 발주자가 기성을 하도급자에 직접 지불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하였다.

미국의 경우도 일반건설업체들이 발주자로부터 기성을 받고도 하도급 대금을 즉시 지급하자 않아 전문건설업체의 재정을 악화시켰으며, 이는 입찰가에 반영되어 결과적으로 발주자들이 손해를 보는 악순환을 야기시키고 있어 이의 시정을 요구한 것이다.

국내의 기성지급 실태도 이와 유사하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미국의 전문건설업체보다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전문업체의 경우 아직 이러한 고통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겠다.

둘째, 전문건설업체간의 무리한 경쟁을 유발시키기 위한 비신사적인 행위(pre-bid and post bid shopping)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일반적으로 전문건설업체들은 절대적인 비밀이 유지된다는 신뢰 하에 입찰서를 제출하게 된다.

그러나 이를 받은 일반건설업체들은 전문건설업체 간의 경쟁 유발이나 입찰 가격을 낮추기 위하여 다른 전문업체에 입찰가를 알려주거나 그릇된 입찰정보를 흘리는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위(pre-bid shopping)을 하였다.

또한 전문업체의 견적을 받아 프로젝트를 수주한 일반건설업체들은 낙찰 후 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새로운 전문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행위(post-bid shopping)도 발생하였다. 현재 우리 건설산업의 관행이 이와 다른지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셋째, 계약서 규정에서 “일반건설업체가 기성을 지급 받은 후에만 하도급대금을 지급한다(pay if paid).”는 조항의 삭제를 요구하였다. 본 조항에 의하면 일반건설업체들이 발주자에 클레임을 청구하여 기성지급을 받지 못할 경우 당해 업무를 수행한 하도급자에게 기성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직접적인 손해를 감내해야 하는 전문건설업체와는 달리 일반건설업체는 재정적인 부담 없이 클레임을 끌고 갈 수 있으며, 이는 클레임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일반건설업체에게는 많은 권한과 비정상적인 이익이 되는 반면 발주자와 하도급업체에게는 재정적인 부담과 경우에 따라서는 프로젝트 실패의 원인을 제공하였으며, 미국의 발주자들 특히, 민간발주자의 경우 이를 간과하지 않았다.

이밖에도 발주자들은 금융비용의 증가, 예측이 어려운 노동자의 요구, 사업기간 단축 및 비용절감의 필요성이 제기 되었으며,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의 CM 계약제도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고도의 전문화된 전문건설업체의 수적 팽창도 CM 계약방식의 출현에 크게 기여하였다.

즉, 독자적인 기술력, 재무 및 관리능력을 보유한 전문건설업체들은 CM의 참여 하에 발주자와 직접 계약을 맺고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즉, 전문건설업체의 발전은 CM 제도의 태동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으며, CM의 발전에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CM for fee는 발주자가 일반건설업체 없이 다수의 전문건설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고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인 건축공사의 경우 30-40여 개의 공종으로 분할 발주되며, 일부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는 80여 개 또는 그 이상으로 분할 발주하여 발주자와 전문건설업체가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공기단축, 원가절감 및 발주자 만족을 실현하고 있다.

미국의 전문건설업체의 매출액은 대형 종합건설업체를 능가하고 있으며, 기술적, 재정적, 관리적으로 종속적인 관계가 아닌 독립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ENR에 발표된 2002년 매출액을 보면 전문건설업체(specialty contractor) 중 1위를 차지한 Emcor Group Inc.의 경우 약 40억 불의 매출을 달성하여 세계적인 종합건설업체인 Bechtel, Fluor Corp, The Turner 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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