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영종의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인천만 문제였을까? 사태를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국민들은 당연히 내 집 수돗물에도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결국 전국적으로 적수 문제가 일기 시작했고 지자체들은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하겠다고 앞다퉈 발표했다.

환경부도 이에 맞춰 지난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보고를 통해 수도관 세척을 의무화하는 등 수질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수도관 세척이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있을까? 수돗물 안전관리는 ‘정수장부터 수도꼭지까지’ 어디 한 곳 부주의해서는 안 된다.

국민 6명 중 1명은 30년 이상된 노후 주택에 살고 있고, 21년 이상 지난 노후 상수관은 6만7676㎞로 전체(20만9034㎞)의 32.4%를 차지한다.(2017년 인구총조사/환경부 상수도통계)

일부 물관리정책 담당공무원들은 노후 관로를 전국적으로 교체하는 비용만 해도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 것이라고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최근 경기도 소재 한 31년된 아파트에서는 단지 내 노후 수도관 교체 공사 이후 세대 내 설치한 정수필터 교체 시기가 10배 이상 늘어난 경우도 있다.

상수도관 교체 시기 개편 등 물관리정책에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관리 위생이나 인프라는 한번 사고가 났다 하면 대재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코 사후약방문이 되어선 안 된다.

모든 국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비용이 들더라도 노후 상수도관 교체 등 수질 관련 인프라 개선에 충분한 예산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수돗물에 대한 불안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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