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죄송합니다. 제가 발령 온 지 얼마 안 돼서요”

공무원들을 상대로 취재하다보면 자주 듣는 답변 중 하나다. 취재를 위해 질문하는 입장에서야 조금 기다렸다 답을 들어도 된다. 하지만 실무에서 뛰고 있는 건설업체들은 상황이 다르다. 순간순간 필요할 때 확실한 답을 듣지 못하면 사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추진한다면서 우리보다 더 몰라”, “내가 하나하나 설명해주면서 답을 들어야 될 판이야”, “수개월간 소통하더라도 어느 날 자리를 옮겨버리니 허무한 경우가 많아” 실제로 정부조직과 일해 본 건설업체 등 업계의 목소리다.

이런 악순환을 만드는 원인은 순환보직제에 있다. 업무에 적응할 만하면 자리를 옮기게 돼 공무원의 전문성을 떨어뜨리게 되고, 이 자리에 있는 기간 동안에만 잘 버텨보자는 식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을 야기하는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한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에게 물어 보니 당장 좋은 복안이 없다는 게 일관된 목소리였다. 불가능한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공무원 사회 내에서도 ‘좋은 자리’와 ‘나쁜 자리’가 있어서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선호하거나 원치 않는 부서가 나눠져 있는 만큼 한 자리에 강제로 묶어두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건설산업은 2020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종합·전문 간 업역이 폐지되고, 건설 산업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하도급법 적용 대상 숫자가 줄어드는 등 각종 제도들이 새롭게 마련·시행된다. 이에 따라 건설과 관련된 공무원 조직의 전문성이 과거보다 더 요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나서 건설업 등 주요산업 관련 부서 공무원들의 체계만이라도 신속히 손봐야 하는 이유다.

건설 산업의 변화가 실패하지 않고 성공하려면 공무원들의 높은 전문성과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2020년 산업 내 변화가 순항해 더 많은 혁신을 불러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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