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편법을 낳는 ‘과잉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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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편법을 낳는 ‘과잉 규제’
  • 김원진 기자
  • 승인 2021.05.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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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예전에 보면 회사 조직에 ‘술상무’라 불리는 직원이 있었다. 업무상 술자리를 자주 갖는 직원을 소위 술상무라고 부르곤 했다. 요즘 그와 비슷하게 건설사들이 안전관리임원을 신규로 선임하는 게 유행이란다.

안전관리책임 임원은 건설공사 현장 등에서 사고가 날 경우 이를 최종 책임질 수 있는 임원이라고 한다. 일명 ‘CSO(최고안전책임자)’라고 일컫는데 자칫 술상무와 같은 역할로 이용될까 싶어 왠지 씁쓸하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중대재해처벌법’을 대비해 최고안전책임자 등의 직책을 신설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노무사 등 전문가에게 자문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고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 현장에서 중대재해에 해당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법이다.

그러나 결국 규제는 편법을 낳는다고 했던가?

중대재해처벌법을 보면 최고안전관리책임자는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다. 중대재해 사고가 일어날 경우 안전관리책임자가 대표이사(CEO)를 대신해 사고 책임을 질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제대로 작동할 대안 없이 처벌만 강화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르면 업무상 과다한 음주로 얻게 된 알코올성 간질환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돼 산재보상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안전관리책임자의 처벌은 과연 어떠한 보상을 받아야 될지 의문이 든다.

 

[김원진 기자] wjk@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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