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종합건설사의 잘못된 관행이나 불법 행위 등에 대한 취재를 하다 보면 종종 듣는 말이 있다.

넓게 보면 대한전문건설신문은 같은 건설업계 식구인데, 왜 굳이 불편한 이야기들을 취재하냐는 것이다. 특히 자신들이 관리하는 현장에서 불공정 하도급 행위가 왜 벌어졌는지 물으면 갑작스러운 친근함을 보이기도 한다.

사실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대한전문건설신문은 지난 1986년 지령 1호를 낸 이후 올해 창간 35주년을 맞이한 건설 관련 전문지다. 그동안 건설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정론지의 역할은 물론 전문건설업계를 대변하는 데 앞장서왔다.

건설업계와 함께 오랜 역사를 지나온 만큼, 관련 업계가 대한전문건설신문을 한 식구라고 인식하는 것에 대한 반가움도 드는 부분이다. 

그런데 한 가지 되묻고 싶은 것이 있다. 우리가 가족이라면 원·하도급사는 대체 어떤 관계라고 생각하는 지다. 더 직접적으로 말해 그동안 협력사들이 그렇게 가족이라며 호소하고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달라는 말을 할 때는 외면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왜 굳이 불편한 이야기를 취재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자면 그 정도의 이유다. 또 불공정 하도급과 같은 문제를 취재하는 것이 불편한 일인지, 자신들이 협력사를 괴롭히는 것이 불편한 일인지 다시 생각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외적으로 원·하도급 간 상생을 외치고 뒤로는 협력사들을 괴롭히다 적발됐을 때 언론사를 향해 한 식구임을 호소하는 모습에 대한 의문이기도 하다.

같은 의미에서 제 식구 챙기기는 부당함을 숨길 때가 아니라, 원·하도급 간 상생방안을 마련할 때 더욱 필요한 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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