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와 산업계에서는 언택트 뉴노멀 상황에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디지털 전환, 디지털 트윈과 같은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신산업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업무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트렌드는 건설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해외 실리콘벨리 기반 건설테크 업체들은 큰 투자를 받으며 건설 디지털 전환 생태계의 핵심기술들을 선점하고 있다.

지금까지 건설은 프로세스 재활용이 어려운 수주산업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산업계에서 건설현장의 디지털 데이터를 손쉽게 얻고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인 사물인터넷(IoT), 이미지 스캔(라이다, 드론 기반 사진측량기술), 인공지능 및 시뮬레이션, 로보틱스 기술 등이 보편화되면서 관련 스타트업체를 중심으로 성공사례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어떻게 진행될까? 아마 표준 플랫폼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표준 플랫폼은 프로젝트 발주 시 기준이 되므로 이를 선점하는 것은 시장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우리는 이미 구글이나 넷플릭스가 어떻게 시장에서 성공했는지를 목격했다. 이 과정은 건설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기술 표준 선점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이런 기술과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 표준에 대한 국가와 민간의 확보전략은 미약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국제표준도 함께 진행한다. ISO와 같은 국제표준에 기술을 이식하는 것이야말로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최선의 전략이다. 국제표준은 일종의 무역장벽으로 활용되고, 후발국가들에게 전파돼 제품 개발 시 지켜야 할 규정이 된다. 국제표준을 선점한 국가의 관련 산업 주체들은 기술 및 제품 수출에 절대적인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각국은 별도 국제표준 지원조직, 기술전문가 지원에 필요한 리소스를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뒤늦게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 스마트 시티에 사용되는 핵심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국제표준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주도해 국제기술표준으로 제정된 ISO 19166은 스마트시티, 디지털 트윈 등 서비스 구현 시 3차원 공간정보에 BIM과 같은 건설정보모델 연결을 지원한다. ISO 19166은 디지털 변환 메커니즘을 명확히 명세화하고 있어 관련 기술 구현 시 기술규약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특히 3차원 실세계를 디지털 세계의 공간정보로 표현하고, 지리정보 위에 디지털 건설정보모델을 연결하는 기술은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이다.

언텍트 뉴노멀 시대를 통해 열린 건설 인프라 디지털화에 대한 요구는 ISO 19166처럼 이기종 공간정보모델 간 연결뿐 아니라 3차원 스캔·IoT와 같이 물리적 사물들을 디지털 세계에서 표현하고 변환하는 메커니즘, 블록체인 스마트 계약 기반 디지털 모델정보 무결성 확보,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 규약 등에 대한 표준화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건설 디지털 전환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다. 이와 관련된 국제표준화를 통한 기술 선점은 국가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제표준은 당장 눈앞의 경제적 이익만 생각하기보다는 국제사회와 산업계에 공헌하고 기여하는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이런 마인드로 지원 환경을 만들어 나가다 보면 부수적으로 국가·기업의 이익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