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현장에 여러 악재들이 중첩되면서 전문건설업체들이 아우성이다. 중대재해처벌법, ESG(환경·사회·투명구조) 강화, 자잿값과 인건비 인상 등이 대표적인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현장에서 만난 전문업체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이런 이슈들까지 겹치면서 “이렇게 힘든 시기는 난생 처음”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어떤 점이 가장 큰 문제냐는 질문에 모두 “하도급업체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려는 경향이 강해 피해가 크다”는 대답을 내놨다. 한마디로 현장에서 리스크가 발생하면 먹이사슬의 하위에 서식하고 있는 협력사들에게 우선 떠밀고 보자는 식의 손쉬운 해결책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업체들 얘기를 조금 더 들어봤다. 한 전문업체 현장소장은 “안전 문제가 터지면 협력사 역량을 더 엄격히 보겠다”며 “재발방지 대책보다는 협력사를 압박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현장소장도 “중대재해처벌법 예방이라는 명분으로 고령자 현장 근로 제한이나 안전관리자 추가 배치 등을 우리에게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잿값 급등 이슈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큰 피해를 낳고 있지만 함께 고통을 분담하겠다고 나서는 종합건설업체는 전무한 상황이라고도 꼬집었다.

ESG 역시 함께 도입·강화해 나가야 하는 부분임에도 당장 평가항목을 만들어 준비 안 된 업체들을 걸러내겠다는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 친환경 자재구매와 온실가스배출, 환경법규 위반과 중대재해 여부, 안전시스템, 근로조건준수 등을 항목화해 협력사 평가시 활용하고 있다.

건설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이처럼 책임을 협력사에 떠미는 사례가 심심찮게 눈에 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함께 생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당장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책임을 떠밀다 자칫 사고라도 발생하면 원·하도급 모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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