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3년 전 교통안전 시설 개선 관련 ‘대각선 횡단보도’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었다.

‘X자형 횡단보도’라고도 불리기도 하며 스크램블 교차로(scramble intersection), 대각선 횡단(diagonal crossing)이라고도 하는 대각선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가 더 빠르고 안전하게 교차로를 횡단할 수 있다. 보행 신호가 들어오면 교차로의 모든 차량이 정지해야 하므로 차량이 보행자 녹색신호에 우회전하면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다.

지난달 17일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2020년) 우회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보행자는 212명, 부상자는 1만3150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 보행자 가운데에는 횡단보도 횡단 중 사망한 경우는 94명으로, 기타 횡단 중 사망한 보행자 32명보다 3배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회전 보행 교통사고의 가해 차종은 △승용차(38.2%) △승합차(25.0%) △화물차(23.6%) △건설기계(12.7%) 등의 순이었다. 특히 화물차 및 건설기계 등 대형차량은 우회전 시 차량 우측 사각지대 범위가 더 넓기 때문에 전체 보행사고 대비 우회전 보행사고 비율이 높았다.

지난 3년간 대각선 횡단보도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제도개선과 이에 따른 시설물 설치는 여전히 미흡한 편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단순히 운전자가 횡단보도의 보행자 안전을 무시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처럼 비친다. 중대재해처벌법도 그렇듯 보행자 사고도 예방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 아닌가?

경찰은 오는 7월부터 교차로 우회전 차량에 대한 보행안전 확보를 위해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횡단보도에서 일시정지 의무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교통당국과 지자체에서는 안전한 운전습관만을 강조하기보다 우선 표지판 정비, 노면도색 등 사고예방에 필수적인 시설 개선에 적극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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