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실시협약안 행정예고···저류용량 늘려 2030년 완공

국내 처음으로 도로와 저류배수(빗물) 터널을 함께 짓는 ‘이수∼과천 복합터널’ 건설 계획이 처음 제안된 지 6년여만에 가시권에 들어왔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이수∼과천 복합터널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안 행정예고’를 했다. 이번 행정예고는 시가 사업자와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본계약에 해당하는 실시협약을 맺기 위한 사전 절차다.

이달 26일까지 행정예고에 대한 의견을 받은 뒤 시 재정계획심의와 기획재정부의 민간투자심의 등을 거쳐 실시협약과 실시설계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진다.

연내 실시협약을 맺으면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할 예정이다. 공사 기간은 착공 후 66개월이고 준공 예상 시점은 2030년이다.

단, 빗물터널은 완공 후 실제 비가 오는 시기에 성능 점검을 해야 해 도로 터널보다 개통 시점이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

이수∼과천 복합터널은 동작구 동작동 이수교차로에서 경기 과천시 과천동 남태령 지하차도 사이 5.4㎞ 구간에 왕복 4차로 도로 터널과 3.3㎞ 길이 빗물터널을 함께 만드는 사업이다.

민간 사업자가 건설한 뒤 소유권을 시에 넘기고, 대신 30년 동안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됐다.

이 사업은 2017년 3월 롯데건설이 민간투자사업으로 제안했고 2020년 7월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의 민간투자사업 적격성조사를 거쳐 같은 해 10월 기재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이후 시와 롯데건설 컨소시엄 간 실무협상이 이뤄졌다.

이수∼과천 복합터널은 개통할 경우 도로 터널과 빗물터널을 함께 갖춘 국내 첫 복합터널이 된다. 단일 공간을 평상시 도로 터널로 쓰다가 폭우 시에는 빗물을 모아두는 용도로 활용하는 다기능 구조가 아니라 각각의 별도 공간으로 함께 건설한다.

시는 실무협상 과정에서 빗물터널 용량을 31만7000t에서 42만4000t으로 키워 저류 기능을 강화했다.

당초 하천법에 근거해 설계 강우 빈도를 30년 기준으로 추진했지만, 최근 기상이변으로 인한 집중호우 등에 대응하려면 50년 기준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을 일부 반영한 것이다.

저류 용량이 늘면서 총사업비도 처음 추정했던 4653억원보다 다소 늘었다. 구체적인 사업비는 실시협약 확정 후 공개한다.

시 관계자는 “터널 저류용량 증량과 함께 주변 관로 정비를 병행해 50년 강우 기준에 준하는 수준으로 대응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터널이 완공되면 침수 피해를 경감할 뿐 아니라 이수교차로에서 동작대로까지 현재 심각한 차량 정체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집중호우 피해 이후 서울시는 50년 빈도인 시간당 100㎜ 호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방재 성능 목표치를 10년 만에 상향하기로 했다. 또 상습 침수지역 6곳에 대한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을 향후 10년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강남역과 광화문, 도림천 일대는 정부의 도시 침수 예방 인프라 대책에 포함돼 국비가 투입되고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부터 사업에 착수한다.

시는 다음 단계로 남태령에서 이수역을 거쳐 한강으로 지하터널을 뚫는 사당·이수 빗물터널 사업을 2030년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이수∼과천 복합터널 건설과 연계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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