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젊은 층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건설현장을 방치하면 건설경기 침체는 물론 경제활력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E&E포럼(Engineering & Engineers Forum)은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젊은 엔지니어 유입과 성장 기반 구축’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같은 분석을 내놓으며 젊은 층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비전 수립을 촉구했다.

E&E포럼은 한국건설기술인협회와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 한국엔지니어링협회 등 건설 관련 협회들이 엔지니어링산업의 역할 재정립과 우수 건설기술인 양성을 목표로 발족한 민간 포럼이다.

세미나에서는 젊은 층 건설인력이 급감하는 추세라며 인구 고령화보다 건설기술인의 고령화가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젊은 층의 이탈로 건설인력 평균 연령은 2000년 36세에서 2020년 50세로 껑충 뛰었다. 이런 추세로라면 2030년에는 53세에 이를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건설업 근로자 209만2000명 가운데 60세 이상의 비율은 21.2%(44만3000명)다. 2013년 통계 집계 이래 최고 수치다. 반면 30대 이하 근로자의 비중은 21%였다. 10년 전인 2014년 30대 이하가 25.5%, 60세 이상이 9.8%였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다. 특히 전문성 있는 숙련공의 고령화가 심각하다.

몸은 힘드나 일용직으론 급여가 높은 편이어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단기간에 목돈을 쥐려는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들이 찾았던 곳은 건설현장이었다. 하지만 힘든 일을 피하는 심리가 확산하고 코로나 이후 택배, 배달 등 다른 일거리가 늘면서 건설현장을 찾는 젊은 층은 급감했다. 

건설현장의 고령화는 사회적 역동성은 물론 기술 진보속도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인력 수급 불안정으로 건설경기가 침체하고, 이는 곧 경제 활력 상실을 초래한다.

건설현장에서 젊은 층, 특히 한국인이 사라지고 있고, 그 자리에 장년층과 외국인 근로자가 메우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건설현장의 외국인 근로자는 10만9865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만6461명(17.6%)이 늘었다. 과거엔 조선족들이 주로 건설현장을 찾았지만 이젠 몸이 고된 골조 공정은 한국어가 서툰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근로자들이, 한국어가 되는 조선족은 중간 관리자를 맡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증가했으나 취업비자의 쿼터가 실제 필요한 근로자 수보다 턱없이 모자라 현장마다 근로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의사소통이 어렵고 전문성이 부족해 안전 및 품질확보 또한 쉽지 않다.

출산율 최저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앞으로 건설업의 젊은 층 인력 부족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비, 로봇, 기기 등을 활용해 부족한 인력을 대체하고 일의 효율을 대폭 높일 수 있는 스마트 건설기술 보급 등을 해결방안으로 모색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