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주도 댐 건설’ 재추진···일부 도시하천 ‘500년 빈도 홍수’ 방지
‘광화문·강남역 빗물터널’ 2028년 전 완공···내비에서 홍수특보 안내

국가 주도 댐 건설이 다시 추진되고,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하천도 늘어난다.

사람과 산업시설이 몰린 지역 도시하천엔 최대 500년에 한 번 발생할법한 홍수까지 견디게 침수 방지시설이 설치된다. 극한호우가 내렸을 때 침수될 수 있는 구역을 나타낸 지도도 계획보다 일찍 구축된다.

환경부는 7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치수 패러다임 전환 대책’을 보고했다. 이번 대책은 작년과 올해 여름 수해 후 정부가 추진해온 방안을 종합한 것이다.

◇지역 건의 없어도, 환경부가 필요지역에 댐 건설

우선 신규 댐 건설과 함께 저수지를 비롯한 기존 댐 리모델링이 추진된다.

환경부는 10개 댐을 신설 또는 리모델링한다는 방침으로, 내년에 기본구상안을 마련하고 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댐 신설 후보지나 리모델링 대상 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내년 초 발표될 ‘하천 유역 수자원 관리계획’에 댐 신설 후보지와 리모델링 대상 댐이 명시될 예정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5일 사전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지역에서 댐 신설을 요청한 곳이 13곳, 리모델링을 요청한 댐이 7개라고 밝혔다.

특히 한 장관은 “지역에서 건의한 곳뿐만 아니라 (환경부가) 직접 홍수와 물 부족 상황을 점검해 필요한 지역에 환경부 주도로 적정 규모 댐을 신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과거 댐 건설 장기계획에 포함된 후보지를 다시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수립된 2차 댐 건설 장기계획에는 다목적·홍수조절댐 후보지 6곳과 지역에서 건의한 소규모 댐 후보지 8곳이 ‘검토 중인 댐 건설 후보지’로 제시됐다.

한 장관이 ‘환경부 주도 댐 신설’ 방침을 밝히면서 전 정부 때 선언은 5년 만에 없던 일이 됐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8년 9월 ‘국가 주도 대규모 댐 건설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댐 건설은 큰 갈등을 일으키는 사업으로 꼽힌다.

수몰지 주민이나 환경단체가 반발할 가능성이 크고, 댐 건설에 따른 피해와 이익을 어떻게 분담하고 나눌지를 두고 지자체 간 다툼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한 장관은 “댐 후보지가 정리되면 지역사회와 소통해 수용성을 확보하겠다”며 “과거 댐 건설 시 경험을 바탕으로 상생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 직접 관리 하천’ 늘어나···‘500년 빈도 홍수’도 방어

이번 대책에는 유역이 넓거나 홍수가 발생하면 피해가 큰 지방하천, 관리가 부실한 지방하천 등을 환경부가 관리하는 ‘국가하천’으로 승격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이에 따라 국가하천은 2027년까지 현재(3602㎞)보다 19% 증가한 4300㎞로 늘어나게 된다.

국가하천 수위에 영향을 주는 지방하천 구간을 ‘국가하천 배수영향구간’으로 지정해 환경부가 직접 정비하는 방안도 시행된다. 이 구간에 해당하는 곳은 400여곳으로 추산되며, 내년엔 38곳이 정비될 예정이다.

10년 단위로 수립되는 하천기본계획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약식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이 계획에 담긴 하천 정비사업은 환경영향평가가 생략된다.

도시 침수와 관련해선 통상적인 대책으론 수해를 예방하기 어려운 도시하천을 ‘특정도시하천’으로 지정, 국가가 법정 계획에 따라 특별관리하게 된다.

특히 환경부는 인구밀도가 높거나 중요 산업시설이 있는 지역을 지나는 특정도시하천은 침수 방지시설을 ‘재현기간(빈도) 500년 이상 홍수’를 기준으로 설치하게 할 방침이다. 확률적으로 500년 만에 한 번 발생할 정도로 큰 홍수까지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중부지방 집중호우와 이어진 수해로 추진이 결정된 서울 광화문과 강남역 대심도(大深度) 빗물터널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해 늦어도 2028년 홍수기 전까진 완공하기로 했다.

사업비가 늘어나면서 애초보다 완공 목표 시점이 늦어졌다.

환경부는 또 전국 4800여곳 읍면동 중 1654곳의 ‘도시침수지도’를 내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내비게이션 앱에서 ‘홍수특보’ 안내···5월 첫 주 홍수안전주간

홍수주의보·경보 발령지점은 내년 5월 223곳으로 현재(75곳)의 3배 가까이 늘어난다. 이를 위해 홍수예보에 인공지능(AI)이 활용되고, 지방하천 수위관측소가 대폭 확충된다.

홍수특보 알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는 수신자가 ‘침수 우려 범위’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다.

또 내년 7월 자동차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에 홍수특보 발령지 진입 시 안내하는 기능이 추가된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환경부는 앞으로 매년 5월 첫째 주를 ‘홍수안전주간’으로 정하고, 모든 지자체와 함께 홍수 대응 태세를 점검하기로 했다. 홍수 취약지구는 홍수기 ‘전(2∼3월)·중(8월)·후(10∼11월)’에 하천협회와 한국수자원공사 등 전문기관과 일제 점검한다.

환경부는 내년 2월까지 ‘홍수기 비상대응계획 수립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며, 각 하천관리청은 이 지침에 따라 매년 홍수 발생 시 대응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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