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구팀 “포장 안 하면 그늘·증산작용 증가···냉각 효과 2배”

지구온난화로 인한 열섬(heat island) 현상 등으로 도시 폭염 피해가 커지면서 가로수가 기온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로수 주위를 아스팔트로 포장하지 않고 풀이 자라게 놔두면 냉각 효과가 2배로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야니나 코나르스카 교수팀은 10일 국제학술지 '조경과 도시 계획'(Landscape and Urban Planning)에서 나무 주위 포장에 따른 나무의 성장, 냉각 효과 등 차이를 분석한 결과 아스팔트 포장 대신 풀로 둘러싸인 나무의 냉각 효과가 2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도시 기후에서 나무의 역할은 평균 기온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그늘을 제공할 뿐 아니라 수증기를 내뿜는 증산작용으로 주변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예테보리와 묄른달 지역에 있는 마로니에(Aesculus hippocastanum), 유럽피나무(Tilia×europaea), 대왕참나무(Quercus palustris) 등 가로수 주위의 아스팔트 포장 정도와 나무의 성장, 나뭇가지와 잎이 덮고 있는 수관 면적 및 밀도, 잎에서 방출되는 물의 양(증산량) 등을 조사했다.

조사는 2017과 2018년 여름 각각 세 차례 진행됐으며, 측정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늘과 증산작용으로 인한 나무의 냉각 효과를 모형화해 분석했다.

수관(crown) 면적과 밀도가 클수록 그늘의 크기와 차광 효과가 커지며, 증산 과정에서 잎에서 방출되는 수증기는 주변 공기를 식히는 에어컨 역할을 한다.

그 결과 나무 주위가 잔디로 둘러싸여 있는 20~30년 된 가로수들의 키는 주위가 아스팔트로 포장된 나무들보다 평균 2.6m 크고, 수관의 폭은 1.3m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나르스카 교수는 "주위에 잔디 등이 자라게 놔둔 나무들의 수관 밀도는 포장도로에서 자라는 나무들보다 수관 밀도가 61% 높았다"며 "그늘의 면적과 차광효과, 증산작용 등을 고려한 냉각 효과는 2배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아스팔트 표면 위의 공기는 잔디나 흙 위의 공기보다 더 따뜻하고 지표면이 포장돼 있으며 빗물이 뿌리에 닿지 않아 나무 성장에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로수의 냉각 효과는 나무의 종류보다는 나무 주위를 아스팔트 포장 정도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적어도 나무줄기의 바로 옆은 포장하지 않고 풀이 자랄 수 있게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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