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건설수주액은 229조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3년은 신규 수주가 하락하며 건설업계의 불황이 이제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건설업계의 부실은 시작된 지 이미 오래다. 

기업의 매출 증가가 이익 증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말 그대로 속 빈 강정일 수 있다. 2022년 외감기업을 대상으로 한 건설업 전체의 영업이익률은 4.5%, 최근 5년 중에 가장 낮은 수치이며, 2021년 대비 1.5%포인트(p) 하락한 수치이다. 

이렇게 건설산업의 이익이 감소하게 된 원인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한 건설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주된 원인으로 들 수 있다. 2021년 초 건설공사비 지수는 120선이었으나, 2022년 연말에는 150으로 2년 사이 25%나 상승했다. 

수익성이 하락하는 가운데 건설업체의 부채비율은 153.9%로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급상승한 금리는 이제 주택시장 침체, PF대출 부실, 이자비용 증가라는 뇌관이 돼 건설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불편한 진실을 외면해 문제를 키우는 것이다. 건설업계의 부실을 직시해야 한다.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22년 건설업계의 속살을 살펴보면,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4.1배로 전산업 평균인 5.1배보다 낮아 채무 상환 능력이 전체 산업에 비해 20%가량 낮았다. 

또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업체 즉,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기업은 전체의 41.6%로 5년 전 32.3%에서 9.3%p 증가했으며, 전산업 평균인 36.4%보다 높은 수치이다. 이러한 부실이 3년 연속 지속된 한계기업은 18.7%이며, 내년에는 20%를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건설업 부실 현황은 양극화의 심화로 정리할 수 있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수도권보다는 지방의 부실이 심화되고 있다. 대기업의 한계기업 수는 최근 2년간 17.4%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은 28.6% 증가하였다. 수도권의 한계기업 비중은 17.4%인 반면, 비수도권 지역의 한계기업 비중은 20.3%이다. 

업종별 편차도 심각하다. 종합건설업종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5.0%인 것에 비해 전문건설업은 2.7%를 기록하며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전문업종 내에서도 철근콘크리트 업종이 주를 이루는 기반조성/시설물 축조 관련 전문공사업은 이미 2021년부터 영업이익률이 1% 초반대에 불과한 수준이다.

건설업은 전통적으로 호황과 불황의 주기가 큰 산업이다. 이미 IMF 금융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기에 수많은 건설기업들이 도산했고 더 많은 가장들이 일자리를 잃어야 했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건설업계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대형 건설사들은 사업구조조정을 선제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정부와 관련 기관은 건설경기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도모함과 동시에 내실 있는 하도급업체와 중소업체가 손해를 전가받지 않고 적정한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