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전문건설업계가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 건설원자재 가격 상승, 늘어나는 인건비에 일감마저 급감하기 때문이다.

우선 건설 자잿값이 뛰면서 공사비 지수가 3년간 25.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집계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2월 153.26(잠정치·2015년 100 기준)으로 1년 새 3.2% 상승했다. 

코로나 기간 시중 유동성이 증가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주요 건설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건설공사비 지수는 2021년 14.0%, 2022년 7.0% 상승했다. 2020년 말 121.80이던 지수는 3년 새 25.8%나 뛰었다. 이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2.3%)보다 2배가량 높다.

건설용 중간재 물가지수는 2020년 12월 106.4에서 지난해 12월 144.2로 3년간 35.6%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보다 12.2%포인트 높은 것이다. 공사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틀랜드시멘트 가격은 2022년 23.6% 급등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9.1% 상승했다. 고로슬래그시멘트도 2022년 23.6%, 지난해 7.5% 올랐다. 레미콘 가격은 2021년 6.2%, 2022년 22.0%, 작년에는 6.9% 상승했다.

건설업 종사자 평균 임금도 상승세다. 2020년 4.7% 오른 뒤 2021년 3.9%로 상승 폭이 다소 낮아졌지만, 2022년 5.5%, 작년 6.7% 올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총 건설 수주 금액은 189조8000억원으로 2022년 229조7000억원 대비 17.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원은 지난해 수주 금액이 물가를 감안한 불변금액(2015년 기준) 기준으로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부문별로는 지난해 공공 수주실적은 2022년 대비 13.1% 증가한 6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통계가 작성된 1994년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공공 수주의 경우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하지만 연말인 12월에 발주가 급증하면서 연간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민간 부문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민간 총 수주실적은 125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4% 감소했다. 민간 주택 수주의 경우 재건축과 신규주택 수주 부진으로 전년 대비 32.6% 감소한 54조4000억원이다. 공장·창고 등 비주택도 44조2000억원으로 34.5%나 감소했다. 공공 수주 증가에도 민간 부문 실적 악화로 전체 수주는 줄었다. 공종별로는 신규주택과 재건축 수주에서 감소 폭이 컸다. 신규주택 수주는 38조원으로 37.4% 감소했고, 재건축은 10조7000억원으로 무려 44.7% 줄었다. 

신규주택과 재건축은 주택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프로젝트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전문건설업계는 지난 1월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현실적으로 감당하기가 벅차서다. 전문건설업 등 중소기업계가 안고 있는 무거운 짐을 덜어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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