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조정···연간 기준으로는 92조원↑

기업들이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을 일시 상환하면서 지난해 4분기 산업 대출 증가 폭이 둔화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모든 산업 대출금은 1889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13조9000억원 증가했다.

산업별 대출금은 증가 폭은 지난해 2분기(24조8000억원)와 3분기(32조3000억원) 내내 커지다가, 세 분기 만에 축소됐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산업별 대출금 증가 폭이 축소된 이유에 대해 “기업들이 연말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서 대출금을 일시적으로 상환하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91조9000억원 증가했다.

기업들이 주된 자금조달 창구로 회사채 발행보다 금융기관 대출을 선호했으며 예금취급기관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기업 대출에 대해 완화적인 대출태도를 유지한 영향이다.

다만 지난 2022년 연간 기준으로 약 217조원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축소됐다.

서 팀장은 "코로나19 기간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늘어난 바 있다"며 "이후 증가 폭이 축소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조업 대출잔액은 457조1000억원으로 9월 말보다 6000억원 감소했다. 제조업의 경우 연말 운전자금 대출금 일시 상환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줄었으며, 시설자금 역시 증가 폭이 축소됐다.

서비스업 대출잔액은 11조9000억원 늘어난 121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16조9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금융·보험업 대출 잔액이 여전사의 예금은행 차입 확대 등으로 1조6000억원 늘었다.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5조6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 거래량 둔화 등으로 전 분기(+8조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건설업 대출은 8000억원 감소했다. 건물 건설 감소로 자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대출 용도별로는 4분기 운전자금이 5000억원, 시설자금이 13조3000억원 늘었다. 3분기(+14조6000억원, +17조7000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축소됐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의 대출잔액이 16조9000억원 늘었다. 연말 대출금 일시 상환, 건전성 관리 등으로 증가 규모가 3분기(+30조4000억원)보다 축소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대출태도를 강화한 탓에 3분기보다 대출잔액이 3조1000억원 줄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예금은행 대출금 중 대기업(+12조8000억원→+5조4000억원)과 중소기업(+17조2000억원→+9조5000억원) 모두 증가 폭이 축소됐다. /연합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