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토지 매입 통한 유동성 공급
CR리츠 재도입 지방 미분양 해소 등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에 업계 환영
“매수심리 자극할 추가 지원책도 기대”

정부가 침체된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건설사 토지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 기업구조조정(CR) 리츠를 통해 미분양 주택을 매입 등의 대책을 내놨다.

2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가 전날 발표한 건설경기 회복 지원방안에는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큰 건설사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3조원 상당의 부채상환용 토지를 매입하기로 하는 안이 포함됐다.

지난달 기준 약 6만5000호에 달하는 지방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업구조조정(CR) 리츠가 매입하는 경우 취득세·종부세 절감 혜택을 주고 건설경기가 좋을 때 다시 분양하도록 하는 방안을 10년 만에 다시 내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냉각한 PF사업 정상화와 구조조정에 물꼬를 틀 수 있도록 건설업계에 유동성을 공급해 사업자금 운용의 숨통을 틔워준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CR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증권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의 형태로 배분하는 회사형 부동산투자신탁이라 지방 미분양 중에서도 시장 개선 효과가 나타날 만한 양질의 사업지 위주로 매입이 집중되는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현재 미분양이 6만4000호에 달하고 더 미분양이 늘지 않도록 하려면 이를 소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지방의 미분양 주택을 사면 양도세를 감면하고 금융권 역시 PF 금리를 낮추는 등 고통분담이 이뤄져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으로 하반기에 건설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건설경기 침체 상황을 일부 완화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10 대책 당시 특정 금액 미만의 인구소멸지역 주택에 대해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 등을 검토한다는 언급이 나왔는데 이번 대책의 부동산 규제 혁파 방안에 담기지 않은 것이 아쉽다"며 "정부가 찔끔찔끔 대책을 내놓게 되면 추가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심리가 더 위축될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물가상승분을 적정히 반영해 건설공사 단가를 현실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공사비 상승과 아파트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져 오히려 분양·매수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 전국 3.3㎡당 아파트 분양가는 2022년 1548만원에서 지난해 1829만원, 올해 1983만원으로 2년 새 28.1% 상승했다.

김효선 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이번 지원책이 최근의 공급경화 현상을 반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경제상황이 나아졌을 때 더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공급과 더불어 수요자들을 위한 지원책도 병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4월 중 건설사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금융업계도 부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소위 '4월 위기설'에 대해 "실체가 없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번 대책은 4월 위기설을 염두했다기보다는 PF 사업장이나 건설업계의 미분양 완화, 사업자금 조달 등을 원활하게 해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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