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3일은 춥고 4일은 따뜻한 삼한사온(三寒四溫)이었던 우리나라 날씨가 요즘은 육한일온(六寒一溫)이 됐다.

추운 날이 많아 몸이 움츠러들고 집 밖으로 나가기 싫어진다. 추운 날씨에 눈도 자주 내려 동네 골목은 빙판길이 됐고 골목 한곳에 치운 눈뭉치는 영하의 날씨에 작은 얼음산으로 변했다. 한반도의 이런 현상은 지구온난화에 의한 현상으로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려 북극의 찬 기운이 남쪽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란다.

미국과 중국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소극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지구온난화는 더 심해질 것이며 우리나라의 날씨도 겨울은 매우 춥고 여름은 매우 더울 것이라고도 한다.

절기상 입춘과 우수가 지났건만 봄은 올 생각도 않는다. 그래서 봄을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에서 봄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봄(春)의 뜻은 햇볕을 받아 풀이 돋아나는 모양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작과 풍요, 부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곧 계절의 시작. 한 해의 시작, 모든 만물이 생명의 근원을 다시 얻어 소생하는 계절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산야에는 식물의 종류가 풍부해서 봄을 알리는 꽃의 종류도 다양하다. 흔히 우리는 봄꽃이라고 하면 진달래, 개나리, 매화 등을 말하는데, 호젓한 산기슭과 잔디밭 또는 풀밭에 고개를 내미는 할미꽃이 봄기운을 상징하는 꽃이라는 건 잘 모르는 듯하다.

꽃잎 바깥쪽이 흰 털로 덮여 있어서 할미꽃이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젊어도 할머니 노릇하는 꽃’이라는 수수께끼도 있고, “뒷동산에 할미꽃은 늙으나 젊으나 꼬부라졌네”라는 동요도 예로부터 봄철에 불러왔다.

할미꽃은 또 꽃이 지면 긴 흰 털을 덮어쓰는 꼴이 역시 늙은이를 닮았다고 해서 백두옹(白頭翁)이라고도 한다. 모두 할미꽃을 보고 봄을 흥겨워하는 마음에서 나왔을 것이다. 요즘 같아서는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3.5)이 지나도 봄꽃을 볼 수 없을 듯하다.

지금 한반도의 기후를 보면 춘분(3.21)까지 동장군의 기세가 날릴 듯하다. 이런 날씨 속에 두터운 겨울옷은 비상대기 상태로 옷걸이에 걸려 있으며, 집안 곳곳의 묵은 먼지, 잡다하게 흐트러진 겨울 살림은 새로운 변신을 갈망하는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하다.

날씨만큼 얼어붙은 것이 주택경기와 건설경기다. 부동산경기 위축, 국내 경기의 장기적 침체, 유럽발 재정경제위기의 여파로 건설업계는 칠한(七寒)의 어둠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뜻한 온기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새로 들어설 정부도 뾰족한 방안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희망을 가져보자.

역대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기대를 하고 정권 말기에는 실망을 거듭해 왔지만 어찌하든 새 정부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동면에 든 생물을 깨어 꿈틀되게 만드는 경칩이 오듯이 봄기운이 얼어붙은 건설경기를 녹이고 서민경제에 온기를 채워 주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 /배인호 코스카중앙회 전산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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